4
부산메디클럽

[현장과 시각]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수석지휘자 취임연주회

죄고 푸는 맛… 관객들 "이게 예술이야"

간결·정제된 국악의 신명 펼쳐

관객 동원·홍보력 개선 숙제

  • 국제신문
  • 유창우 기자
  •  |  입력 : 2010-03-18 20:27:35
  •  |  본지 32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17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철호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수석지휘자의 취임연주회는 절제를 잃지 않으면서도 국악의 신명을 펼쳐보여준 무대였다. 과장되거나 옹졸하지 않고 엄정하면서도 느린 듯 여유가 있어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공연이었다. 하지만 수석지휘자의 취임연주회임에도 1400여 석에 달하는 객석이 절반도 차지 않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연주 프로그램은 국악 특유의 죄고 푸는 맛이 나는 배치였다. 연주는 전체적으로 간결하면서 정제된 소리가 깔끔하게 나와 원음에 충실하겠다는 지휘자의 각오가 묻어나왔다. 테이프를 끊은 '만선'(작곡 황의종)은 어부들의 고된 삶이 만선의 기쁨으로 승화돼 표출됐다. '성주굿을 위한 국악관현악'(작곡 이준호)은 수석지휘자의 취임을 축하라도 하듯 덕담과 소망을 비나리로 읊었다. 조갑용 경기도립국악단 악장을 상쇠로 한 부산시립관현악단 사물놀이팀이 협연자로 나서 연주자와 관객의 장벽을 허무는 우리 전통 음악의 멋진 흥을 만들어냈다.

협주의 가치는 뭐니뭐니해도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조화에 있다. '절영의 전설'(작곡 강봉천)은 25현 가야금이 빚어내는 선율이 국악관현악단의 힘찬 소리와 호응을 이뤄냈고, 협연자로 나선 김남순(부산대) 교수는 잽싼 말발굽 소리를 가야금의 재빠른 손놀림에 녹여냈다.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 '바람의 유희'(작곡 이경섭)는 피리와 태평소가 내는 바람의 소리가 관객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자그마한 피리는 애잔한 슬픔이 스며있는 바람의 울림을, 생긴 것에 비해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나는 태평소는 우렁찬 바람 소리를 전달했다. 객석의 소곤거림 속에서 "야 멋있다. 이게 바로 예술이야!"라는 감탄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정도.
하지만 옥에 티는 관객 동원에 실패한 시립예술단의 마케팅과 홍보 능력 부족이다. 난초 중에 가장 그리기 어려운 것이 풍란(風蘭)이다. 아마도 바람을 그려넣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청중을 불러모으는 것도 풍란을 치면서 바람을 그려넣는 것과 같이 힘든 일이다. 관객들은 바람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 만큼 시립예술단은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기법을 동원, 관객들을 모으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바람의 유희'를 연주하며 바람과 놀려면 바람 같은 관객들이 가득차야 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새 지휘자의 첫 연주회를 이렇게 썰렁한 무대로 만드는 건 취임연주회 의미를 스스로 반감시켜 아쉽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이상헌의 부산 춤 이야기
춤 만드는 사람들-음향감독 이창훈
남영희가 만난 무대 위의 사람들
부산농악 장구 보유자 박종환
국제시단 [전체보기]
제 몸을 태우는 그늘 /이기록
어둠이 내릴 때 /박홍재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코 없는 사람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미래를 위하여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책 읽고 싶은 금요일, 다 같이 책방에서 볼까요
문학수업 듣고 창작하고…동네서점서 누리는 ‘소확행’
리뷰 [전체보기]
경계인 된 탈북여성의 삶, 식탁·담배·피 묻은 손 통해 들춰
방송가 [전체보기]
새 삶을 얻은 반려견의 ‘견생 2막’
어른 싸움으로 번진 거제 학교폭력의 진실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아이디어
새 책 [전체보기]
인디고 서원, 내 청춘의 오아시스(아람샘과 인디고 아이들 지음) 外
지명직설(오동환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일본인의 소울 푸드가 된 카레
애플, 스탠딩 데스크 왜 쓸까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꽤-액’-박영선 作
‘잃어버린 꽃-모닝 커피’- 전두인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정든 우리 동네 떠나기 싫어요 外
로봇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했나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미생 /이광
동백 /최은영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2회 LG배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 본선 8강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한국 첫 아카데미 예비 후보 ‘버닝’…상상이 현실 될까
남북영화인 만남, 제2 한류붐 …2019년 대중문화계 희망뉴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연애의 풍속도에 담긴 청춘 세대 현실
마약왕, 이미지 낭비만 많고 사유는 빈곤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이민족 귀화 많았던 고려사에 난민문제 혜안 있다 /정광모
사소한 일상 꿰뚫는 삶의 지혜, ‘밤의 전언’에 시대 통찰 있다 /박진명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긴 겨울밤도 체호프의 유쾌한 단편이면 짧아져요 /강이라
요술손 가졌나…뭐든 척척 초능력 할머니 /안덕자
현장 톡·톡 [전체보기]
“교육기회 빼앗긴 재일동포…우리가 돕겠습니다”
지역출판 살리려는 생산·기획·향유자의 진지한 고민 돋보여
BIFF 리뷰 [전체보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퍼스트맨
BIFF 인터뷰 [전체보기]
‘렛미폴’ 조포니아손 감독, 마약중독에 대한 인간적 접근…“그들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에요”
감독 박배일 '국도예술관·사드 들어선 성주…부산을, 지역을 담담히 담아내다'
BIFF 피플 [전체보기]
‘국화와 단두대’ 주연 배우 키류 마이·칸 하나에
제이슨 블룸
BIFF 현장 [전체보기]
10분짜리 가상현실…360도 시야가 트이면 영화가 현실이 된다
BIFF 화제작 [전체보기]
‘안녕, 티라노’ 고기 안 먹는 육식공룡과 날지 못하는 익룡의 여행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9년 1월 22일
묘수풀이 - 2019년 1월 2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10월 9일
오늘의 BIFF - 10월 8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求宗不順化
與衆生同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