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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일지매' 촬영현장. |
21일 1회를 방송한 SBS 새 수목드라마 '일지매'(극본 최란, 연출 이용석). 이준기는 "이 역할을 기다렸다"는 듯 의욕 넘치는 모습으로 안방에 첫 선을 보였다. 턱선은 더 날렵해졌고, 눈매는 더 날카로워졌다. "20대의 이준기가 갖고 있는 가치를 완전히 소진하고 싶습니다. 일지매는 20대가 아니면 도전할 수 없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 이준기는 언제나 당당하다. 어떤 질문이 던져지더라도 고민하거나 망설임없이 답한다. 그 자신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그는 "내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라기 보다, 드라마 전체 분위기에 관한 것"이라고 에둘러 말한다. "촬영을 진행하면서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에 대한 막강한 신뢰감을 갖게 됐습니다. 배우로서 이처럼 안정적인 공간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다는 즐거움이 곧 자신감으로 바뀌더라구요. 이런 분위기에선 내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할 수 있어요." 그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은 시청자가 평가해 줄 것이라고 덧붙인다.
17세기 조선후기가 배경인 '일지매'는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살해당한 후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는 청년 용이의 이야기다. 양아버지 쇠돌이 밑에서 도둑질을 배우며 자란 용이는 양아치로 살다가 친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의적 일지매로 변신하게 된다. "일지매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역할이 들어왔습니다. 늘 마음 속에 담고 있던 캐릭터라 흔쾌히 수락했죠. 홍길동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일지매를 제대로 그려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험한 신이 많은 까닭에 이준기는 촬영하는 동안 끊임없이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에도 목을 삐끗하는 바람에 좌우로 고개를 움직이기 힘들 정도다. 이준기는 "힘든 장면이 많긴 하지만 난 그러한 고통을 즐기는 편"이라고 말한다. 이준기의 데뷔작이나 다름없는 영화 '왕의 남자' 도 만만찮은 몸 연기가 필요했던 작품. 줄타기 같은 온갖 어려운 연기도 몸 사리지 않고 덤벼들었던 이준기를 두고 이준익 감독이 '미친 놈'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어려움이 있다면 '플라이 대디'나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보여줬던 복싱 스타일의 액션과 '일지매'의 액션이 많이 달라 많은 훈련이 필요했다. 그래도 워낙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그는 "고생한 만큼의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며 프로 근성을 과시했다.
'왕의 남자'가 워낙 강렬한 이미지를 남겨 이준기는 "또 사극이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그는 "지난 2년간 '마이걸' '개와 늑대의 시간' '화려한 휴가' 등 현대극에 몰두했으며 올해 다시 사극이다"라면서 배우로서 매년 초 세우는 계획에 현대극과 시대극을 번갈아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에 선택한 '일지매'는 분명히 내 계획 안에 들어있는 사극이며,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사극이 될것"이라며 다시 한번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지매'에서 이준기는 아버지를 잃은 지 13년 만에 복수를 위해 의적이 되며 의금부 나장 시후(박시후)와 대립한다. 그리고 운명의 여인 은채(한효주), 저잣거리에서 만난 봉순(이영아)과 엇갈리는 멜로 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연출을 맡은 이용석 PD는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어 시청자의 가슴이 후련하게 해주고 싶다"면서 "고우영 화백의 '일지매'와 달리 남성성을 강조한 순토종 캐릭터가 될것"이라고 이준기의 일지매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