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밤까지 학원과 학교, 집을 오가고, 국영수는 물론이고 이제는 체육까지 과외를 받지 않으면 안되는 요즘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아니, 품고 있는 꿈은 있을까.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스스로 만든 꿈일까.
초등학생 슬비를 주인공으로 세운 '이슬비 이야기' 시리즈의 마지막편인 나는 꿈이 너무 많아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장래희망 이야기다. 때로는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장래희망을 마치 자신의 것인양 품고 있지만 결국은 정말 내가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꿈을 조금씩 그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평범한 초등학생 슬비. 오늘은 선생님으로부터 '나의 꿈'을 주제로 글짓기를 해오라는 특명을 받았다. 잘 쓰면 상도 준다는 말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상을 받아본 적이 없는 슬비는 힘이 불끈 솟는다.
이번에는 상을 받아보리라 다짐했지만 글쓰기가 만만치 않다. 옆집 아람이는 벌써 발레리나라는 꿈도 가지고 있는데, 슬비는 꿈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오히려 고민이다. 그래서 글짓기를 하려고 책상에 앉았다가도 몰래 미용실 가는 엄마를 미행하기도 하고, 아빠와 함께 두 시간동안 드라마도 봐 버렸다.
미용실에서 돌아온 슬비 엄마. 아람이 엄마에게서 글짓기 소식을 듣고와선 이번엔 기필코 상을 받아야 한다며 글을 대신 써주겠다고 나섰다. 그리곤 슬비가 조금씩 키웠던 꿈인 미용사, 제빵사, 문방구 주인말고 돈 잘 벌고 존경받는 의사가 되라고 강요한다. 눈 깜짝할 새 원고지 다섯 장을 채운 엄마. 숙제는 완성했지만 슬비의 마음이 영 불편하다.
다음날 아침, 슬비는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엄마가 대신 써준 것이 들킬까봐서다. 결국 숙제를 내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 슬비. 다시 책상에 앉아 진짜 자신의 꿈을 글로 옮기기 시작한다.
책은 글짓기 숙제를 받아든 슬비의 심리를 세밀하게 따라간다.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는 친구의 말을 들었을 땐 '나도 그거 할래!'라며 냉큼 따라가다가도, 미용실에선 자신의 이름을 딴 파마를 개발해 내는 멋진 미용사를 꿈꾸고, 학교에선 숙제내는 선생님에게 벌을 주는 교장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엉뚱한 장래 희망을 품기도 한다. 책은 한가지 목표를 세우고 맹진하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여러 장래희망을 염두에 두고 갈등하는 주인공을 내세움으로써 '마음껏 꿈꾸기'를 권장한다. 그리고 부모가 만들어준 꿈은 결코 행복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메시지도 담아낸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자식상을 그려놓고 그 틀 속에 아이의 미래를 끼워맞추려는 부모도 읽을 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