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육은 대학입시제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학년도부터 대학 입시 제도가 크게 달라지는데, 논술 중심의 대입 안이 속속 발표되면서 논술에 관한 사교육 시장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게다가 학교 시험에서도 한 문장 이상 기술하는 서술형 평가를 20~30%이상 출제하도록 하고, 관련 교과 수행평가 때 논술형 과제 제시 등 과정 중심의 평가를 강화한다는 지침이 발표되면서 논술을 잘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교사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에서도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 도입을 계기로 각 대학이 대학별 논술고사를 강화함에 따라 초중고교의 논술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지원계획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초중고 각 교과에서 논술관련 단원과 내용을 추출하여 지도 자료로 활용하고, 단원 정리 차시에는 토론·논술 수업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또 학교의 여건에 따라 교양선택과목에 논리학·철학 과목을 편성토록 권장하고 희망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특별활동과 재량활동 시간에 논술관련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비상이 걸린 논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논술을 잘하기 위한 지름길은 다양한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는 일이다. 많이 읽고 많이 알고 있어야 논제에 맞는 논거를 제대로 제시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실제로 논술로 대학을 갔다는 학생들 중에선 '어린 왕자' '꽃들에게 희망을' 같은 어린 시절 읽었던 책 속에서 논술 주제에 딱 맞는 사례를 끄집어내 글을 독창적으로 풀어간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독서 흥미유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 시기에 책 읽기가 즐거워져야 중학년부터 본격적인 독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학년부터는 전래동화나 생활동화에서 벗어나 위인전 과학책 역사책 신문사설 등의 다양한 분야로 독서의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 요즘 논술에서는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므로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논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학년에서는 독서와 토론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성장기의 어린이들은 대상을 획일적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때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자신만의 주관적인 발상으로 대상을 파악하기도 하는데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동의를 구하기도 하고 반박도 받아봄으로써 주관적 감상을 객관적으로 다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중학생 때부터는 고전으로 독서 수준을 높혀 가는 것이 좋다.
훌륭한 작가가 하루 아침에 탄생할 수 없듯이 훌륭한 논술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하지만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면 논술의 벽이 그리 높지만은 않을 것이다.
동시인·동래초등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