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토론 문화의 역사는 서구에 비해 짧은 편이고, 자신의 의사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도록 훈련하는 교육제도도 미흡한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간혹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국회에서 국민들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언성을 높이거나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보도되기도 하며, 일상 생활에서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기성세대에 속하는 많은 이들이 민주적인 토론에 취약한 것은 권위주의 체제 아래 성장하면서 토론의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우리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기성세대의 토론 문화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토론하는 습관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토론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독서 토론을 들 수 있다.

독서 토론 어떻게 시작할까? 독서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린이들 대부분 경험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사건이 들어 있는 짧은 동화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학급 전체가 책을 구해 읽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복사를 해 주거나, 교사가 구연을 해 줄 수도 있다.

그런 다음 읽은 책의 내용 떠올리기, 질문 나누기, 토론 주제 정하기, 실제 토론하기, 토론 결과 정리의 순서로 토론을 진행하는데 토론의 진행은 처음에는 교사가 하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적다.

1단계는 배경 지식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중요 장면을 역할극으로 연기해 본 후 주인공들이 어떤 기분이었을지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어린이들이 동화 내용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질문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이때의 질문은 그 시간에 토론할 내용에 대해서 관심을 갖도록 이끌어주고, 암시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2단계는 사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이다. 이때는 토론할 때 필요한 지식을 확대하는 내용을 질문해야 하며,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들과 토론할 주제를 머릿 속으로 생각하게 한다. 3단계는 토론 주제를 정하는 단계이다. 처음엔 교사가 토론 주제를 정해주지만 몇 번 경험을 한 후에는 어린이들이 토론 주제를 정할 수 있도록 한다. 토론 주제는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공통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한다. 4단계에서는 정해진 주제로 실제 토론을 하고 마지막 5단계에서는 토론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된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도록 한다. 토론을 마치면 교사는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다른 책을 소개하거나 어린이들에게 제안하도록 한다.

이렇게 책을 읽고 함께 토론을 하다보면 어린이들은 책의 내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신이 갖게 되는 의문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민주적인 토론 방식도 몸에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동시인·동래초등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