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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도.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지만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한국적인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딱 부러지는 답을 쉬이 내놓기는 힘든 일이다. 어쩌면 정답을 기대하기 힘든 '우문'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색(이재만·일진사·2만2000원)은 우리 전통색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며 정체성은 무엇인지를 찾아 나선 책이다.
서울컬러디자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한국인의 색채문화는 사상체계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우리의 의식세계는 음양오행의 우주관계에 바탕을 둔 것이며 이로 인해 한민족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색채의식을 갖고 있다고 규정한다.
현재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전통색채는 고구려의 경우 벽화에 자주 사용된 빨강 계통의 색이다. 이는 대륙으로 뻗어나가던 고구려인의 기상에 걸맞게 생동감과 강력한 힘을 의미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녹청과 황토, 군청색이 주로 불화를 그리는데 사용됐다. 조선시대에는 음양오행사상과 맞물려 파랑 빨강 하양 검정 노랑의 오방색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아직 우리 색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는 이뤄진 적이 없다"며 "앞으로 체계적인 연구와 표준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한국의 가사(김경숙 외·대원사·8500원)는 한국문화의 주요 토양이 된 불교의 복식 가운데 가사를 다루고 있다. 인도에서 들어온 가사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변화, 정착했으며 현재는 어떻게 남아 있는지가 연구의 대상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한국 가사의 가장 큰 특징은 '가사점안의식(袈裟點眼儀式)'이다. 이는 불상건립 때 볼 수 있는 점안의식을 통해 가사에 생명을 불어 넣어 하나의 천에 불과한 의복을 불법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인정하는 행위다. 이 의식은 주요 불교국가에도 남아 있으나 우리나라만큼 중요시 여기는 곳은 없다.
현존하고 있는 가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통도사에 있는 석가여래가사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자장 스님이 당나라에서 부처님이 입으시던 '비라금점가사(緋羅金點袈裟)'를 가지고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가사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것은 불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뿐 아니라 우리 복식문화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이 책을 쓴 의도다. 염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