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리’ 역은 시트콤으로 전국구 스타가 된 권오중에게 돌아갔다.

제작진은 애초에 권오중을 주인공 후보에도 넣지 않았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발바리’와 맞아 떨어지는 연기자는 권오중 뿐이었다.

“대학생 발바리를 연기하기엔 제가 좀 늙었죠. 그래서 젊어 보이려고 살을 좀 뺐습니다.” 해가 바뀌면 서른 두살이 되는 권오중은 헬스 클럽과 쿵후 도장을 오가며 열심히 운동한 보람이 있다며 즐거워했다.

“어렵게 만화 ‘발바리의 추억’을 구해다 봤어요. 발바리는 순수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청년입니다. 그리고 한창 끓어오르는 청춘이 여자를 싫어한다면 더 이상하잖아요.”

드라마 ‘TV시티’로 데뷔한 권오중은 ‘순풍 산부인과’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 없다’ 등에 출연하면서 코미디 전문 배우로 굳어진 느낌이다.

“저라고 액션이나 멜로 같은 멋진 연기 해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코미디는 이제 사양하려고 했는데 이 ‘발바리’란 놈은 놓치기 아깝더군요.”

권오중은 “영웅이 되기 보다 친구가 되라”고 충고하던 모 PD의 말을 되뇌이면서 ‘내 그릇’에 맞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 손정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