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장수 프로그램 두 편이 다음달 4일 나란히 막을 내린다. 가을 개편과 함께 폐지되는 프로그램은 맞선 프로그램의 원조 ‘사랑의 스튜디오’와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을 주목해온 ‘다큐멘터리 성공시대’.

지난 95년 시작된 ‘사랑의 스튜디오’는 4일 359회를 끝으로 시청자를 떠난다. 처음 방송됐을 당시는 신선한 기획의도와 톡톡 튀는 진행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오락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공개 맞선’ 코너를 따라하자 독보적인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슷한 포맷으로 방송이 거듭되다 보니 최근에는 새로운 아이템마저 고갈돼 프로그램을 꾸려나가기가 힘들어 제작진은 과감하게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6년간 ‘사랑의 스튜디오’를 통해 47쌍이나 결혼에 골인했을 뿐 아니라 출연자들의 모임인 LS회도 활성화되는 등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진행자 임성훈은 여자 진행자를 여러번 교체해 가며 6년동안 자리를 지켰다. 학벌이나 직장 외모 등 출연자들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신세대들의 새로운 결혼 문화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97년 11월 IMF 위기가 도래했을 당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방송을 시작했던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는 4일 ‘프로골퍼 박세리편’으로 4년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그동안 187명의 성공한 주인공들을 등장시켰던 ‘성공시대’는 역시 소재의 고갈과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등 여러 이유로 폐지를 결정했다.그동안 ‘성공시대’는 23세의 이승엽선수부터 91세의 동요작가 윤석중옹까지 다양한 세대의 성공한 인물들을 섭렵해왔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디자이너 앙드레 김’편이었으며 네티즌 투표로 선정된 다시 보고 싶은 인물은 고 정주영회장과 하림각대표 남상해씨였다.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어려운 시절을 살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으며 이런 호평 속에 이 프로그램은 지난 99년 청소년 보호위원회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방송이 거듭되면서 성공에 대한 잣대와 기준, 선정 인물들에 대한 시비까지 따르면서 출연을 고사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제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4일 70분간 방송되는 ‘성공시대’ 마지막회는 1부 ‘프로골퍼 박세리’와 2부 ‘다시 보고 싶은 성공시대’로 꾸며진다.<사진은 메일> / 손정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