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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레오파드2 전차 보내나…우크라가 독일제 탱크 선호 왜?

독일 우크에 탱크 지원 임박했지만…유럽의 미국 의존증만 심화

‘미국 먼저 하면 따를게’ 獨 조건부 지원 약속에 유럽 동맹국 좌절

'레오파드2' 탱크 지원 관련 논란, 독일에 신뢰 훼손 역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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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독일이 주력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장기 소모전을 지속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함께 몸이 달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야간 영상연설을 통해 서방의 탱크 지원 계획에 빠른 결단과 실행을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논의는 반드시 결정으로 마무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우리 국방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조치”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26일 라트비아 아다지 군사 기지에서 열린 군사 훈련에서 레오파드2 전투 탱크와 함께 나토의 일원인 독일 병사들이 참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는 “동맹국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수량의 탱크를 보유한다”며 “절실한 중대 결단이 이뤄지면 우리는 각각의 중대 결단에 기쁘게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해온 서방국들은 최근 들어 주력 탱크를 보내는 방안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탱크 지원에 소극적이던 미국, 독일도 각각 자국이 보유한 현대식 탱크인 M1 에이브럼스, 레오파드 2를 지원하는 방안을 곧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유럽 각국에 수출한 레오파드 탱크의 재수출을 승인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다른 동맹국의 지원길도 열어줄 방침이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주력 탱크를 받아 실전에 배치하면 지난해 2월 24일 시작된 전쟁이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군은 도심에서 버티며 동부에서 밀고 들어오는 러시아군을 막는 데 주력해왔다.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바흐무트의 무덤.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살고 있는 71,000명 중 약 8,000명이 집을 떠나기를 거부했다. 이들은 전기와 난방, 물과 가스도 없이 러시아 포격의 상존하는 위험으로 인해 사람들은 대부분 대피소 또는 건물 지하실에서 시간을 보내다. EPA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자국 병력이 탱크로 무장하면 동부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을 뚫고 영토 탈환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겨우내 전열을 재편한 러시아군이 올해 상반기에 대반격을 준비한다는 서방 군사정보 당국의 경고에 맞춰 방어력을 높이는 데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그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첨단무기 지원이 러시아를 파괴하려는 행위라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운운하는 등 주력전차 지원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주력전차 지원 추진안을 노골적인 도발로 규정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안토노프 대사는 텔래그램 메신저를 통해 “미국이 러시아에 전략적인 패배를 가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2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이 공격 및 강습 훈련 중에 RPG-7 대전차 유탄 발사기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지원하는 것이 유력시됨에 따라 독일도 레오파드2 전차를 지원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미국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가 또다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인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지원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주 내에 공식 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발표가 나오는 대로, 독일도 레오파드2 전차 14대가량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서명하고, 폴란드 등 제3국이 독일산 레오파드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것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거듭 지원을 요청한 레오파드2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일로 미국에 의존하는 유럽의 모습이 또다시 드러났다는 비난은 면치 못하게 됐다.

레오파드2와 관련한 독일의 이런 의사 결정은 무기 지원에 따른 러시아의 부정적인 반응을 분산시키고자 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짚었다.

그러나 독일이 내건 조건은 미국에 대한 유럽의 의존증을 드러내면서 동맹국들의 좌절감을 불러일으켰다고 WSJ은 평가했다.

영국,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유럽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지원을 하는 미국의 뒤에 숨을 여유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들 나라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것은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전차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독일에 레오파드2의 선제적인 지원을 압박했다.

에스토니아 싱크탱크 국제방위보안센터의 크리스티 라이크 부소장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너무 의존적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일부 국가들이 이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 1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맹국의 지원을 독려하기 위해 자국 주력전차 챌린저2 14대를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고 발표하면서 군사 원조를 가속하지 않으면 피비린내 나는 교착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변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레오파드2를 지원해달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동맹국들은 독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얼마나 관여하고 싶어하는지를 알 수 없다는 불신을 갖게 됐다고 WSJ은 지적했다.

비판에 직면한 독일은 미국의 지원 규모를 유럽 국가들이 따라갈 수는 없지만, 독일은 영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가장 많이 지원하는 국가라고 항변했다.

WSJ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말로는 유럽이 언제까지나 미국의 방어 의지에 의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 수년간 군사 장비 등에 대한 투자를 줄여 군사력을 축소해 온 게 사실이다. 독일은 대신에 무역이나 외교 정책에 집중함으로써 국가 안보 정책 강화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여왔다.

독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에는 미국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동 방위에 소극적인 유럽을 비판하면서 미국의 나토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자, 유럽의 자력 방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이 실제로는 프랑스와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평화협상을 성사시키려 외교적 노력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 등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토 국가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루시에 베라우드 수드레아우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군사 지출·무기 생산 프로그램 책임자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던 시절 ’유럽이 어떻게 미국 없이 해낼 수 있을지‘가 화두였다”며 “그러나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유럽은 미국에 훨씬 더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달 초 유럽연합(EU)과 나토의 고위 관리들이 ’나토가 집단방위의 토대로 남아있다‘라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하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유럽의 방어자임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토 회원국들은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의 유럽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2014년부터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나토 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조치를 취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오파드2 지원을 둘러싼 독일의 이번 행보는 미국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다시금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고 WSJ은 평가했다.

라이크 부소장은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주재 에스토니아 대사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독일은 갑자기 미국의 결정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한다”며 “독일의 행동은 유럽이 안보 행위자로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독일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면서도 “레오파드2 지원을 둘러싼 논란은 독일의 신뢰를 훼손하는 역효과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토마스 오소브슈키 독일 주재 EU 대사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독일 전차 파견을 놓고 민주적 내부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긴급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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