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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불신만 키운 아시아 안보회의…한일도 갈등에 회담 불발

미중, 대만문제 놓고 잇단 충돌…미국 인태 전략적 목표도 시각차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6-12 20:13:5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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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북핵대응 협력 공감 속
- 초계기 앙금 한일은 소통 요원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안보 사령탑이 모이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 갈등이 평행선을 달렸다.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미중은 최대 현안인 대만 문제를 놓고 서로 “현상을 변경하고 있다”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등 갈등과 불신만 키웠다. 미국을 매개로 한일 국방장관도 자리를 함께 했지만 양자 회담은 별도로 없어 여전한 갈등 상황임을 알렸다.

■미중, 대놓고 으르렁

지난해 1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면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10일 양자회담에 이어 11일 본회의에서도 충돌했다. 미국은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분명히 반대한다면서 대만의 안보를 불안하게 하는 더 이상의 행위를 삼가라고 촉구했고, 중국은 오히려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현상 변경’을 시도한다며 반발했다.

오스틴 장관은 11일 본회의 연설에서 “대만 인근에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 활동이 점증하는 것을 목격해왔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인근에서 최근 수 개월간 거의 매일 이다시피 기록적으로 비행했다”면서 최근 중국이 증가하는 미중 갈등 속 무력 시위 일환으로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안으로 진입시키는 행위를 현상 변경으로 간주, 비판했다. 그러자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미국이 최근 재차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중국은 결연히 반대하고 강렬하게 규탄한다”고 받아쳤다. 미국이 대만의 자체 방어능력 보강을 위해 대만에 해군 함정 부품과 관련한 기술 등 1억2000만 달러(약 1500억 원) 어치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두고서도 시각차를 드러냈다. 중국은 “미국이 몇몇 국가를 규합해 인태 지역에 소그룹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미국은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이 일대 적대적 블록 분할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는 미국과 대만 간 비공개 고위급 대화 채널인 ‘전략 안보대화(몬터레이 회담)’가 다음 주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등도 안 돌아본 한일

11일 한·미·일 국방수장 모임이 열려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3국 간 안보 협력을 재확인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참석하는 3국 국방장관 회의는 2019년 11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이후 2년7개월 만에 열렸다.

3국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사일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 정례화와 공개 진행 등 대북 공조 방안에 합의했다. 미사일경보훈련은 한미일이 각국 해상의 함정에서 분기별로 시행됐지만 2018년부터는 남북미 화해 분위기로 인해 훈련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제때 열리지 않을 때도 있었다.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 역시 불규칙적으로 열렸는데, 일련의 훈련을 정례화함으로써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3국 결속은 확인했지만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언론에 공개된 3국 회담 초반, 기시 방위상은 오스틴 장관이 말을 걸자 웃는 얼굴을 보였으나 이 장관과는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관계 개선의 시계(視界)가 맑아졌다고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우리 해군 구축함과 해상자위대 초계기 사이에 벌어진 갈등의 앙금이 아직 쌓였기 때문이란 풀이다. 2018년 2월 20일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에서 표류 중인 북한어선 수색작업을 벌일 때 근처를 날던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사격관제용 레이더를 조사(겨냥해서 비춤)당했다고 일본 정부가 주장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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