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얀마 경찰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또 실탄을 발사해 최소 3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위대를 향한 순경의 실탄 발포에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한 지난달 28일 ‘피의 일요일’ 이후 이틀만이다. 특히 이날은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지만, 미얀마 군인들은 물러설 뜻이 없음을 증명했다. 이에 아에안 외교장관 회의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피격 여성 사진 들고 쿠데타 항의하는 미얀마 시위대. 연합뉴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등 다수의 지역에서 대규모 쿠데타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탄 등으로 강경 진압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북서부 깔레이 타운에서 군경의 진압으로 20명가량이 부상했고, 실탄을 맞은 3명은 위독한 상황이라고 AFP통신이 의료진 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깔레이 타운에서 4명이 경찰의 실탄을 맞아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양곤 시내 아웅산 장군길에서도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실탄과 고무탄, 섬광 수류탄 등을 사용했다고 보도했으나 실탄을 사용했다는 보도는 없었다.

이날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깨고 수치고문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이 회의에는 운나 마웅 르윈 미얀마 군정 외교장관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의 후 나온 아세안 의장 성명은 “모든 당사자가 더 이상의 폭력을 부추기는 행위를 자제하고 건설적인 대화와 화해를 통해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나왔다.

이에 인도네시아의 레트노 장관은 회의 후 “미얀마가 아세안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으면 미얀마를 돕고자 하는 아세안의 선의와 바램은 실현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정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