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합주를 상대로 무더기 소송에 나선 가운데 미국 선거법 전문가들은 승소하더라도 선거 결과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을 모아 눈길을 끈다.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2000년 대선 플로리다주 재검표 사태 당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 캠프의 소송을 맡았던 배리 리처드 변호사는 6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소송들은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캠프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네바다, 조지아 등 경합주를 대상으로 개표 중단 혹은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선 결과와 관련, “결코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한 불복 의사를 거듭 밝혔다. 또 이날 오후 늦게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조 바이든은 부당하게 대통령 직을 주장해선 안 된다. 나도 그 주장을 할 수 있다”며 “법적 절차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네바다 소송의 경우 사망자나 다른 주에 거주하는 이들의 우편투표가 불법개표 됐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현재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승소를 기대할 수 있는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소송 역시 대선 결과 자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트럼프 캠프 측은 선거일로부터 사흘 안에 도착하는 우편투표의 개표를 허용한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의 결정을 연방대법원이 뒤집어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대선일 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세기도 전에 이미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역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대 법대 새뮤얼 이사샤로프 교수는 CNBC에서 “그들이 내놓는 유일하게 일관된 법적 이슈는 선거일 이후 도착한 펜실베이니아주 부재자 투표 문제인데, 이들의 표는 아직 세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뉴욕대 교수인 릭 필데스는 “대부분의 소송은 무효표가 아니라 개표 과정의 투명성을 더욱 요구하는 내용”이라면서 “일부 승소하더라도 합법적인 개표 감시인이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