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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 당해 숨진 만두·장모 씨, 74년 전 잡지서 피해자 확인

라이프지 1945년 오키나와 취재, 매장지·묘표 사진과 증언 실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2-17 19:35:0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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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시민단체 등 발굴 추진키로
태평양전쟁 당시 격전지 일본 오키나와에 끌려와 억울하게 숨진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골 매장지가 74년 전 우연히 카메라에 담긴 사진 1장과 일본 시민들의 노력으로 확인됐다.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 시민단체,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계열 재일동포 등이 억울하게 타향에서 숨진 유골을 고향의 유족들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함께 발굴작업을 하기로 했다.
   
1945년 ‘라이프(Life)’잡지에 실린 일본 오키나와의 묘표 사진. 오른쪽에서 각각 2번째, 4번째 묘표 속 ‘金村萬斗’와 ‘明村長模’라는 이름은 강제징용 조선인 김만두 씨와 명장모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17일 오키나와 시민단체인 ‘오키나와 한의 비’에 따르면 이 단체는 1945년 5월 미국 잡지 ‘라이프(Life)’에 실린 사진과 주민 증언, 강제징용자 명부 등을 통해 강제동원 조선인 김만두(사망 당시 23세) 씨와 명장모(〃 26세) 씨의 매장 추정지를 찾았다.

첫 실마리는 1945년 5월 28일 발매된 라이프지의 사진 1장이다. 이 잡지는 당시 ‘오키나와-일본인만 아니라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제목의 르포를 게재했다. 르포는 첫 사진으로 오키나와 북부 모토부초의 해안가에서 촬영된 나무 ‘묘표’를 담고 있었다. 총 14개의 묘표 중 ‘김촌만두(金村萬斗)’와 ‘명촌장모(明村長模)’라는 창씨개명한 한국인의 이름으로 보이는 글씨가 있었다. 현재는 주차장으로 쓰이며, 그곳에서 ‘장작을 모아 시신을 태운 뒤 매장했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오키나와 한의 비’가 강제동원자 명부를 찾아보니 두 사람은 군속(군무원)으로 강제동원돼 1945년 1월 군수물자 보급선 ‘히코산마루’에 타고 있다가 미군의 폭격을 받아 숨진 김만두(경남 남해), 명장모(전남 고흥) 씨였다.

매장 추정지의 소유주인 가베 마사노부 씨는 “아버지로부터 유골이 묻혀 있으니 집을 지을 수 없는 땅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오키나와 한의 비’의 오키모토 후키코 활동가는 “매장지와 묻혀 있는 사람의 신원이 이번처럼 발굴 전부터 추정 가능한 상황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일본, 오키나와, 조선총련계, 대만 등의 시민들이 모여 진행 중인 ‘동아시아공동워크숍’이 일본 오키나와 북부 모토부초의 해안가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 추도식을 열고 있다. 추도식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도 함께 개최했고 김홍걸 상임의장(오른쪽)도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 사연은 한국 시민단체들에 알려졌고, 한일 시민단체와 조선총련, 매장지인 오키나와 시민이 힘을 모아 유골들의 한을 풀어주기로 했다.

한국의 평화디딤돌, 일본의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와 소라치민중사강좌, 오키나와의 유골 발굴 단체 ‘가마후야’는 조선총련계 재일동포들과 함께 조만간 이 지역 유골 발굴을 위한 연합체를 결성할 계획이다. ‘오키나와 한의 비’는 오키나와 현지 언론 등의 도움으로 김만두와 명장모의 유족을 찾는 데도 성공했다. 만약 유골이 발굴된다면 타향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뒤 방치돼왔던 이들이 꿈에도 그리던 고향 땅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키모토 씨는 “일본은 전쟁 중 억지로 끌고 왔으면서도 전후엔 국적이 다르다며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며 “한을 풀지 못한 채 오키나와에 묻혀 있던 희생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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