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난민·인종주의 등 강경발언도

지난 8~9일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말 폭탄’에 다른 정상들이 불편해하는 상황이 빚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세 폭탄’을 휘두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장벽을 배격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거부하면서 G7 정상회의는 이미 ‘G6+1(미국)’으로 쪼개진 회의라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뒷얘기가 공개된 것이다.

WSJ은 유럽연합(EU) 관리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벨기에의 미국 기업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반독점 과세를 거론하면서 당시 회의에 참석한 장클로드 융커(사진) EU 집행위원장에게 “잔인한 킬러”(brutal killer)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융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럽기업들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단순히 무역 품목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폭넓은 무역 관계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융커 위원장은 또 제2차 세계대전 말에 자신의 부친이 미국의 도움으로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난 얘기까지 꺼내며 트럼프 대통령에 ‘개인적 호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 14일 독일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칭찬으로 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렇게 확실하지는 않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도 유럽의 최대 골칫거리로 난민 문제를 거론하면서 “신조, 당신은 이런 문제가 없지만 내가 당신에게 2500만 명의 멕시코인을 보낼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은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멕시코인은 미국에 입국한 멕시코 이민자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이란 문제와 테러리즘에 관해 얘기하면서 “당신은 이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모든 테러리스트는 파리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