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해상서 北 배에 600ｔ이송
- 북-중 밀거래 트럼프 주장 반박
- 선원 실토 불구 대만 당국 부인
- 북 연계 의혹 파나마선박도 조사

북한에 유류를 밀수출한 선박이 대만기업이 임차한 선박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전남 여수 앞바다에 정박돼 있는 홍콩 선적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 연합뉴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1일 한국 정부 발표를 인용해서 홍콩선적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서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석유제품을 밀수출했으며 이 선박은 대만 기업이 임차한 선박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 선박의 선원들이 대만 회사의 지시를 받아 이 같은 일을 했다고 말했지만 대만 당국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8일 트위터에서 북·중 간 유류 밀거래 의혹과 관련, “중국이 북한에 석유가 흘러 들어가도록 계속 허용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범으로 딱 걸렸다”면서 “이러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북한 문제에 대한 우호적 해결책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트윗은 북한 선박들이 지난 10월 이후 서해 공해상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중국 국적 추적 선박들로부터 유류 등을 넘겨받는 밀수 현장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됐다는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중국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맞서 북한에 석유제품을 밀수출한 선박이 중국 선박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신문은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가 10월 19일 대만으로 출항한다고 허위 보고한 다음에 대만 방향으로 가지 않고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600ｔ의 석유제품을 옮겨 실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여수항에 다시 입항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를 안보리 결의에 따라 억류 조치한 상태다.

이에 대해 대만 정부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유엔 결의를 충실하게 준수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부터 북한과의 무역을 전면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대만의 교통부 측은 이 선박이 대만의 빌리언스벙커그룹 소유이며 이 회사는 마셜군도에 등록돼있다면서 현재 대외부문과 국가안보 기관 등에서 대만 기업의 관련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는 또 다른 파나마 선적의 5100t급 유류운반선 ‘코티(KOTI)’호가 평택·당진항에 억류돼 관세청 등 관련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선박의 혐의가 확인되면 홍콩 선적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에 이어 정부가 북한 선박에 물자를 ‘선박 간 이전’으로 적발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해 9월 통과된 유엔 안보리 2375 결의는 ‘선박간 이전’으로 북한에 물자를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최근 통과된 2397호는 북한과의 불법 무역행위가 의심되는 선박을 회원국이 억류해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