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콜롬비아 플로렌시아 타맥 공항에 착륙한 헬기에서 내린 30대 남자가 백발의 아버지와 조우했다. 아버지의 양 팔목에는 쇠사슬이 감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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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납치됐던 파블로 에밀리오 몬카요 하사가 석방됐던 날의 일이다. 몬카요 하사는 12년 전인 1997년 12월 21일 남부 산악지대 기지에서 인질로 잡혔다. 당시 그는 19살, 병장이었다.시골 고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 구스타보는 아들의 석방을 위해 나섰다. 그렇게 2007년 6월 29일 반군이 포로를 묶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쇠사슬을 양손에 묶고 목에 두른 채 전국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그의 셔츠에는 그의 아들 모습이 새겨졌다.

그는 한 달에 1000km를 걸었다. 그의 고행 이유는 단 하나. 포로 교환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것. 그의 행진이 그의 아들 파블로 몬카요의 억류사실을 전국에 그리고 전세계에 알렸다.

그의 고행이 알려지자 그와 함께 걷는 등 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사람들은 그를 ‘평화의 보행자’라고 불렀다. 그의 이야기는 주변국과 교황청에 전해져 ‘반군과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정부의 마음을 돌리게 됐다.

이에 FARC의 신임을 받는 좌파 정치인 피에다드 코르도바 상원 의원이 나서 억류중인 경찰과 군인을 교도소에 수감중인 동료 게릴라들과 교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FARC는 몬카요 하사를 비롯해 2명의 인질을 석방했고, 그는 12년 만에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