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과 대치하다 모두 사살돼
- 목격자 "범인 '알라 위한 것' 외쳐
- 지난 3월 의사당 주변 테러 연상"
영국 런던 시내에서 주말인 3일(현지시간) 밤 승합차와 흉기를 이용한 테러가 벌어져 7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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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 시내 런던브리지와 인근 버러마켓에서 일어난 차량·흉기 테러로 부상당한 시민을 경찰과 응급구조대가 이송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지난달 22명이 목숨을 잃은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한 지 12일 만에 이번에는 수도 런던이 당했다. 올 3월 런던 의사당 부근 다리에서 테러범이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경찰에 흉기를 휘두른 테러와 비슷해 테러가 학습돼 모방하는 양상을 보인다.
영국 정치권은 이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이번 테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영향을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외부에 있다가 사건 보고를 받은 메이 총리는 급히 총리관저로 돌아와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런던경찰청은 4일 새벽 성명을 통해 "경찰에 의해 사살된 3명의 공격자 이외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오후 10시 8분께 런던 시내 런던브리지와 인근 버러마켓에서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관광 명소로 버러마켓은 음식점들이 밀집한 곳이다.
범인들이 탄 흰색 승합차 1대가 런던브리지 인도로 뛰어들어 사람들을 쓰러뜨린 뒤 다리 남단 버러마켓의 한 펍(영국 술집) 부근 난간에 충돌했다. 용의자 3명은 흉기를 들고 뛰어나와 버러마켓에 있는 음식점에 있던 사람들과 행인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테러를 자행하다 무장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모두 사살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들이 탄 흰색 헤르츠 렌터카 승합차가 런던브리지를 시속 50마일(약 80㎞)로 달리다가 도중에 인도 위로 올라섰다. 당시 인도를 걷고 있던 선데이타임스 부편집장 이언 휴턴은 "차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인도로 완전히 올라섰다. 그 뒤 다시 방향을 바꿔 차도로 갔다"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황급히 뛰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차에 치인 한 사람이 "6m나 공중에 날려졌다"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황급히 몸을 움직여 피하는 과정에서 차에 스친 휴턴은 "순간적으로 지난 3월 웨스트민스터 다리 차량 테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승합차는 다리 남단 버러마켓에 있는 한 펍의 난간에 부닥쳤으며 칼을 들고 차에서 내린 테러범 3명은 이번에는 버러마켓에 있던 사람들을 공격했다. 런던브리지에서 테러를 목격한 한 택시 기사는 영국 L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승합차가 인도로 질주해 사람들을 쓰러뜨렸다. 이후 차 안에서 12인치에 달하는 칼은 든 3명이 나와 버러 하이 스트리트에서 사람들을 무작위로 찌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런던브리지 인근 로체스터 워크의 한 식당에 있었던 한 여성 목격자도 "식당에 있는데 3명이 들어와 칼로 사람들의 얼굴과 복부를 찔렀다"고 밝혔다.
테러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BBC방송은 테러범 가운데 한 명이 "알라를 위한 것"이라며 외쳤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 이른바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이다. 게다가 영국 당국이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공연장 폭탄테러 이후 최고단계인 '위급(Critical)'으로 올렸던 테러 위협 수위를 닷새만인 27일 '심각(Severe)'으로 한 단계 낮춘 상황에서 또 한 번 테러가 일어나 당국의 대응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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