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냐
- 부동산 재벌 대통령 탄생이냐
- 선거 100여일 앞…판세 안갯속
- 보호무역 빼곤 공약 '극과 극'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68)과 도널드 트럼프(70) 간 '세기의 대결'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공화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대선후보로 확정했으며, 민주당도 26일 전당대회를 열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188년 전통의 민주당은 사상 첫 여성 후보를, 162년 역사의 공화당은 첫 아웃사이더 후보를 각각 대선후보로 선출한 것이다.

클린턴은 이날 자신의 후보 확정과 관련해 "유리천장에 지금껏 가장 큰 금을 냈다"고 자평했다.

두 후보는 앞으로 전국을 누비는 본선 선거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며 오는 9월 26일과 10월 9일, 10월 19일 등 3차례의 TV토론으로 자웅을 겨룬다. 이어 '운명의 날'인 11월 8일 50개 주와 워싱턴DC를 대표할 538명의 선거인단을 가리는 투표가 실시된다. 이 투표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고 과반수 270명을 달성하면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결정된다.

이번 대선은 '여성 대 남성' '주류 정치인 대 아웃사이더' '대통령가문 대 부동산재벌' 등 여러 측면에서 사상 초유의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클린턴은 변호사와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거쳐 미 주요 정당 사상 첫 여성 대선후보라는 역사적인 대기록을 달성하며 본선에 올랐다. 트럼프는 워싱턴 주류 정치권과는 전혀 관계없는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경쟁자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대선후보 자리를 꿰찼다.

대부분 선거전문가들은 유권자 파워가 갈수록 커지는 히스패닉계, 그리고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의 민심이 대선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대선을 105일 앞둔 현재 판세는 말 그대로 예측불허다.

클린턴의 우위가 한풀 꺾이고 두 후보가 경합하는 대혼전 양상으로 급변하면서 트럼프가 지난주 '전당대회 효과'에 힘입어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역전한 상황이다. 그동안 열세 구도였던 트럼프는 최근 주요 3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을 2∼4%포인트 앞섰다. 다만, 이런 지지율 흐름은 클린턴의 후보 지명을 계기로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그간 인생궤적이 달랐던 만큼 두 후보의 공약은 보호무역 기조를 제외한 외교·안보와 이민, 교육, 환경 등 대부분 분야에서 극과 극의 대조를 보인다. 외교·안보와 관련해 클린턴이 동맹과 연대한 제한적 개입주의를 천명하고 있다면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신고립주의를 내세운다. 두 후보는 이민정책, 기후변화, 건강보험, 총기문제 등에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본선 전략과 관련해 클린턴은 트럼프를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붙이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부각할 계획인 반면, 트럼프는 '이메일 스캔들' 등을 고리로 클린턴을 '거짓말쟁이'로 물고 늘어진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