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국제 판결 지켜라"
- 항모전단 지난 3월부터 파견
- 해상 신형 기뢰 배치도 서둘러
# 中 "물러나지 않겠다"
- 차세대 이지스함 등 대거 투입
- 장거리 미사일·기관포도 늘려
남중국해상에서 미국과 중국 간 군사력 대치가 첨예해질 전망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12일(현지시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정해 양국이 정면 충돌했다. 판결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재확인하고 단호한 수호 의지를 피력했다. 미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라며 철저한 이행을 압박했다.
■중국, 해군력과 미사일 배치
남중국해에 배치된 중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엿볼 수 있는 최근의 사례는 PAC 판결 하루 전날 끝난 대규모 군사훈련이다. 지난 5~6일까지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에서 실시된 이 훈련에는 남해 동해 북해함대 등 중국 해군 3대 함대와 군함 100여 척, 항공병단, 잠수함 등이 투입됐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신형 전략폭격기 훙-6을 통한 초음속 대함미사일 잉지-12 공대함 미사일 발사훈련이다. '항모 킬러'로 알려진 이 훈련은 남중국해에서 해상순찰과 공중방어 작전을 해온 '존 C 스테니스'와 '로널드 레이건' 등 미 항모 2척에 대한 공격을 상정한 것이다.
남중국해에 포진한 중국 군사력은 강력한 해군력과 장거리 미사일 전력 중심으로 이뤄졌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명보는 2014년 1월 배수량 7500t급인 중국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052D 4척이 동북 다롄 조선소 등에서 건조돼 시험항해를 마치고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 있는 존슨 사우스 암초(중국명 츠과자오)를 매립, 확장한 인공섬에 건물을 짓고 옥상에 기관포 여러 대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항모전단·항공전력 대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 행정부는 2014년 초부터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맞선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하나로 해·공군력의 아시아 태평양 증강 배치를 핵심으로 하는 전력 강화작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 남중국해에 대한 미국의 대응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미 해군 함정의 순찰 강화다. 지난해까지 남중국해에 대한 미 함정의 순찰일수는 700일 정도였지만, 올해부터는 1000일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는 미 해군 함정이 매일 남중국해상에 배치돼 순찰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미 군사 전문지 네이비 타임스는 풀이했다.
항모전단 증강도 돋보인다. 미 해군은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들이 잇따라 군사 기지화하는 데 맞서 미 서부 워싱턴주 브리머턴을 모항으로 하는 스테니스 항모전단을 지난 3월부터 이 해역에 파견했다. 괌에 배치된 전력도 막강하다.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제36 비행단은 B-52, B-2 전략 폭격기들이 배치되어 중국에 비수로 작용한다. 미국은 특히 남중국해에서 급증하는 중국의 해군 활동을 견제하기 위해 항공기를 통한 원거리 투하용 신형 기뢰의 배치도 서두르고 있다.
■필리핀 등 중국 포위망 확대
미국은 자체 전략 증강과 함께 필리핀, 베트남 등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들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등 중국에 대한 포위전략을 가속하는 형국이다. 필리핀은 2014년 미국과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마닐라 북부의 바사 공군기지 등 5개 군사기지를 미군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연내 미군이 24년 만에 필리핀에 재주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40년 만인 지난 5월 베트남에 대한 살상무기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한 것과 때를 맞춰 베트남 중북부의 깜라인만 이용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깜라인만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파라셀 군도, 스프래틀리 제도와 가까운 군사적 요충지로 항공모함, 잠수함 등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심이 깊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