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내 경제격차도 와해위기 한몫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체코가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첵시트'(체코의 탈퇴)로 이어질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EU 와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는 23일(현지시간) 현지 CTK 통신에 "영국이 EU를 떠나면 체코에서도 수년 뒤 EU를 떠나는 문제로 논쟁이 벌어질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보트카 총리는 그 충격은 엄청날 것이라면서 '첵시트'는 경제·안보 불안을 촉발해 러시아 영향권으로 재편입되는 것을 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1989년(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정권이 무너진 해) 이후의 발전에 정반대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코슬로바키아가 1993년 분리된 이후 체코는 1999년에, 슬로바키아는 2004년에 각각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했다. 양국은 2004년 나란히 EU에 가입했다. 지난해 10월 스템통신의 조사 결과 체코인 5분의 3이 체코의 EU 잔류에 불만을 표시했으며 국민투표가 진행된다면 EU 잔류 반대에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최근 EU에 대한 회의론은 난민 위기를 계기로 촉발돼 확산하고 있다. 체코는 유럽행 난민들의 목적지는 아니지만 최근 여론조사들을 보면 국민 다수가 난민 수용에 반대하고 있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그동안 무슬림이 유럽사회에 통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반 난민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서유럽과 남유럽, 동유럽 국가들 간 경제적 상황에 큰 격차가 있다는 점도 오랫동안 EU 통합에 파열음을 낸 원인이다. 지난해에는 그리스의 재정 개혁과 구제금융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그리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인 '그렉시트' 우려가 일었다.

영국이 EU 잔류를 위한 조건으로 요구한 EU 규정 개혁 역시 경제적 약체인 동유럽 국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EU 브렉시트 저지 협상 과정에 이들 국가의 반대가 제기됐다. 논란이 된 영국 요구안 중 하나는 EU 시민권자가 자녀를 본국에 두고 영국으로 이주할 경우 자녀에 대한 양육수당을 영국이 아니라 본국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부분이다. 영국으로 이주한 동유럽 이민자가 받는 아동양육 수당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