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59) 민진당 주석은 소수민족 출신의 '선거의 여왕'이다.

차이 당선인의 출생지는 타이베이이지만 그의 혈통은 산악거주 대만 원주민인 파이완족 혈통을 지닌 푸젠성 출신의 객가인 후예로 분류된다.

아버지 차이제성은 2차 대전 직후 자동차 수리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벌어 부동산·건설·호텔 사업을 거느리고 있는 기업인으로 처첩을 5명이나 둔 것으로 알려졌다. 11명의 형제자매 중 막내딸인 차이 당선인은 첩실이었던 장진펑의 소생이다.

미국 코넬대학 법학석사와 영국 런던정경대학(LSE) 법학박사 학위를 갖춘 차이 당선인은 대만 국립정치대에서 법학을 강의했다.

1994년 리덩후이 전 총통 시절 중국 정책 자문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해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과 입법위원(국회의원) 행정원 부원장(부총리)를 거쳐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차이 후보는 8년 전부터 선거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민진당은 2008년 3월 총통 선거에서 셰창팅 후보가 마잉주 국민당 후보에게 대패하며 8년 만에 정권을 상실했다.

민진당 출신인 천수이볜 총통의 부패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민진당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차이 총통 내정자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민진당 주석직에 취임해 3년간 집권 국민당을 상대로 7차례나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차이잉원이 8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고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된 배경에는 높은 도덕성과 온건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책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혼인 차이 후보는 부패로부터도 자유로운 정치인으로 통한다. 그의 합리적이고 진보적인 정치관은 20∼30대 유권자들과 서민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그를 대만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만들어줬다.

2011년 총통 선거 출마 당시 "정부가 존재하는 가치는 소수 사람이 경제 발전의 이익을 누리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번영의 과실을 공동으로 누리도록 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