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열고 "IS 격퇴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작전에 협력할 준비가 됐으며, 온건반군을 공습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스통신 연합뉴스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이후 강력 대응을 천명했던 러시아가 터키에 대해 경제·외교·국방 및 인적 교류 분야 제재 조치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전면적 경제협력 중단 등 심각한 수준에까진 이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터키까지 '적'으로 돌리기에는 감수해야 할 부담이 너무 크고, 그렇다고 전폭기 피격으로 자국군인이 2명이나 사망한 마당에 별다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이틀 안에 이 같은 조치를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그는 터키 상품 수입, 러시아 내 터키 기업 활동, 터키와의 공동 프로젝트 등이 제재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는 2014년 기준으로 연 약 8000만 달러(약 920억 원) 상당의 자동차 부품을 러시아로 수출했으며, 포도 토마토 귤 해바라기씨 등 식품도 대량으로 공급해왔다. 러시아가 터키산 식품과 채소, 자동차 부품 수입 등을 제한할 경우 양국 교역이 위축되고 터키 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는 러시아의 다섯번째 교역 상대국으로 2014년 기준 양국 교역량은 310억 달러였으며 올해 들어 지난 9개월 동안 교역량은 180억 달러였다.

러시아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터키 내 원전 건설 사업 등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터키 여행 제한 조치도 '보복 카드'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약 440만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터키를 찾아 러시아 관광객이 끊길 경우 터키가 입게 될 손실이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고위급 인사 교류 중단 등 외교 제재는 물론 군사 당국자 간 교류 등 터키와의 국방분야 협력도 당분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