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해 침입' 대비 실탄사용 진행

- 美 진입 대한 사실상 무력시위

- 시진핑 불편 속내 우회적 토로

- 美 "분기당 2회 이상 항행" 맞불

중국 해군 함대가 실탄 군사훈련을 위해 남중국해 해역으로 향했다고 싱가포르 유력지 연합조보가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훈련이 주야에 걸쳐 남중국해의 '중국 영해'에 침입하는 가상 적군 함정을 타깃으로 방어·수비·반격 차원에서 모두 실탄을 사용해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간 훈련은 주로 해상편대 타격, 함재기 연합 대잠수함 작전, 합동 대미사일 방어 작전 등이 진행된다. 야간 훈련엔 함포 및 미사일의 해상 사격, 대 연안 화력 지원 등의 임무가 주어졌다. 이번 실전 훈련에 투입된 부대는 중국 광둥성 잔장 군항에 기지를 두고 남중국해 해역을 관할하는 중국 남해함대의 주력부대로, 052B형 구축함 2척과 054A형 호위함 4척을 보유하고 있다. 정확한 훈련 시기와 투입 함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사실상 미국 구축함을 겨냥한 중국의 이번 '무력시위'로 인해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 12해리(약 22㎞) 내에 미국이 지난달 27일 구축함 라센함을 사상 처음으로 진입시켜 첨예한 대결 국면이 펼쳐졌다. 미국은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고, 중국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충돌했다. 미 해군의 남중국해 항행 직후 리처드슨 총장과 우성리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사령관이 화상회의(VTC) 형식의 군사회담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피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아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 도발로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남중국해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를 둘러싸고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과 분쟁을 빚고 있는 지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미군이 중국 인공섬 주변에 군함을 진입시킨 이후 처음으로 이 문제를 언급했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미 쌍방은 상호 간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전날 열린 제5차 '미중 트랙투 고위급 대화'를 위해 방중한 미국 외교계의 '거두' 헨리 키신저(91) 전 국무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사이에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존재한다. 계속해서 전략적 차원에서 출발해(상대의 전략적 의도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양국관계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상호 간의 전략적 의도'를 강조한 것은 최근 미 군함이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에 근접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군사훈련 계획에 미국도 반격하고 나섰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 해역을 분기당 2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항행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분기별 2회 또는 그 이상 항행할 것"이라며 "그 정도면 지속적으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정기적이라고 할 만한 횟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정기 항행이 "국제법에 따라 우리의 권리를 정규적으로 행사하고 중국과 다른 국가에게 미국의 관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