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니지 지속된 정정불안 틈타
- IS대원 최대 공급처로 전락

북아프리카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유명 박물관에서 18일(현지시간)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최소 21명이 숨졌다.

뉴욕타임스(NYT), AP, AFP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0분쯤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바르도 국립박물관에 무장괴한이 들이닥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총을 난사하고 나머지를 인질로 붙잡고 있다가 현장을 덮친 대테러 당국에 의해 2명이 사살되고, 나머지 2, 3명은 도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튀니지 하비브 에시드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외국인 17명을 포함해 21명이 사망하고 최소 4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숨진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은 이탈리아 3명, 스페인 2명, 콜롬비아 2명, 일본 3명 등이다.

에시드 총리는 현지 RTL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의 범인은 '야신 라비디'와 '하템 카츠나위'로, 이 가운데 라비디는 튀니지 정보 당국에 알려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국적은 튀니지인으로 추정되지만 특정 테러 단체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박물관은 국회의사당 바로 옆에 있으며, 테러 당시 의사당에서는 테러방지 법안이 논의되고 있었다. 이 박물관은 튀니지 역사유물과 역사시대 모자이크 수집물 등으로 유명해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

에셉시 대통령은 사건 발생 후 튀니지 국영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리즘에 맞서 무자비한 전쟁을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이번 테러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 어려운 시기를 맞은 튀니지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테러 단체가 지중해의 나라와 국민을 공격했다"며 "테러의 위협에 맞서고자 동맹국들과 함께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튀니지는 2년 전 '재스민 혁명'으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정권을 무너뜨리고 아랍의 봄을 촉발시켰으나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부흥과 폭력 사태로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S에 가입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떠난 튀니지인들은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튀니지 정부는 추정했다. NYT는 튀니지가 IS에 가담하는 외국인 대원들의 최대 공급처 중 하나라고 이날 보도했다.

박물관 테러범의 구체적 신원이나 배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IS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 IS 지지자들은 이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튀니지에서 발생한 테러를 환영하며 지난해 12월 튀니지 출신 이슬람 근본주의자인 부바케르 엘하킴이 온라인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를 언급했다.

엘하킴은 당시 영상에서 IS 지지를 촉구하면서 "튀니지가 이슬람 지배를 받지않는 한 당신들은 안전하게 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신이 튀니지의 야권 지도자 2명을 암살했다는 말도 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