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내용 검열 수준도 크게 완화

텐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지만 이후 중국 역사에서 냉대를 받아온 후야오방(사진·1915~1989)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

그의 25주기(4월 15일)를 앞두고 '개혁의 아이콘'이자 '비운의 지도자'인 후 전 총서기가 부각되고 있다. 원자바오·쩡칭훙 등 중국의 역대 지도부가 후 전 총서기를 공개적으로 극찬하며 추모했다는 사실이 그의 25주기를 맞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중국 신경보는 15일 '지도자 발언 중의 후야오방'이란 제목의 그래픽 기사를 통해 "4월 15일은 후야오방 동지가 세상을 떠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역대 지도부의 발언에 비친 후야오방의 모습을 상세히 전했다.

원자바오 전 총리는 2010년 4월 15일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그는 칠순이 지났지만 분초를 다투듯이 일했고 걸으면서도 연구하고 식사시간에도 일을 하며 매일 밤 매우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야오방 동지가 돌아가신 뒤 나는 매년 춘제(음력 설) 때 문안 인사를간다"면서 "그의 초상화를 바라보면서 인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격려를 받는다"고 말했다.

쩡칭훙 전 부주석은 2005년 11월 18일 '후야오방 탄생 90주년' 좌담회에서 "후야오방의 일생은 찬란하게 빛난다", "그의 역사적 공적과 뛰어난 품덕은 당과 인민의 마음에 영원토록 깊이 새겨져 있다"며 극찬했다.

톈지윈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은 2009년 1월 '개혁개방의 위대한 실천'이란 책에서 "당 중앙에서 일한 사람이라면 후 동지가 일하던 시기가 중국 공산당이 가장 민주적이고 정치생활이 가장 정상적이었으며 가장 활발했던 시기 중 하나였음을 안다"고 적었다.

현직에서 활동하는 고위 관리들도 칭찬 대열에 가세했다.

멍젠주 중앙정법위위원회 서기는 2005년 11월 "15세의 나이에 후야오방 동지가 직업 혁명가로서 투쟁의 길을 시작했다"고 평가했고, 자오훙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도 2005년 11월 "비범한 용기와 대담한 식견으로 언제 어느 때건 잘못된 조치를 바로잡았다"고 회고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후야오방 25주기를 맞아 예년보다 관련 내용에 대한 온라인 검열 수준을 크게 완화해 눈길을 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후야오방을 추모하는 글들이 널리 확산했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도 그를 추모하는 글들이 실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검열 완화 정도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의 아들 후더화가 지난 15일 홍콩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치개혁을 주장하고 관리들의 부패를 비판한 내용은 인터넷에 게재된 지 40분 만에 삭제되는 등 '민감한' 내용은 여전히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