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이 브라질에 이어 멕시코,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의 정보도 광범위하게 수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자 멕시코는 미국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청하며 국가 간 질서를 해치는 어떤 행위도 강력히 비난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브라질 일간지 오글로보(O Globo)는 9일(현지시간) 전(前)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문서를 토대로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정보수집 사실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국가안보국(NSA)은 전자감시 프로그램인 프리즘(PRISM)을 이용해 콜롬비아의 무장혁명군(FARC) 활동, 베네수엘라의 석유와 무기거래, 멕시코의 에너지와 마약거래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미국의 군사동맹 우방인 콜롬비아가 브라질과 멕시코에 이어 주요 감시 대상 국가였다며 NSA는 지난 200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

미국은 지난 2000년 이후 '플랜 콜롬비아'(Plan Colombia) 정책에 따라 마약 밀매를 없애고 무장혁명군을 소탕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는 콜롬비아 정부에 80억 달러를 지원했다.

NSA는 또 에콰도르,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온두라스, 칠레, 페루, 엘살바도르 등의 중남미 국가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했다.

지난 2002년에는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에 정보수집센터까지 만들고 전화통화, 이메일, 인공위성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를 수집했다.

이 보도에 대해 멕시코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채널을 통해 이 사안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미국 정부에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국가 간 관계는 (상대국에 대한) 존경과 법체계 유지를 통해 이뤄진다"며 "(멕시코는)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는 어떠한 일탈도 강력히 비난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글로브는 미 정보당국이 브라질에서 개인과 기업이 주고받은 전자메일과전화통화 수백만 건을 감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또 미 NSA와 CIA가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지부를 두고 최소한 2002년까지 활발한 정보수집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