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지난달 30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심화를 피하려는 법적 구속력 있는 '행동강령'(Code of Conduct) 제정에 관한 첫 공식협의를 오는 9월 중국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그간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는 분쟁 당사국 간 양자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아세안 차원의 논의에 반대해 왔다.

양측은 이날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고서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공동성명은 중국과 아세안 외교장관이 행동강령 제정 논의에 도움이 되도록 유명인사와 전문가 참가 형식의 '현인회의'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중국과 아세안 간 9월 고위급 실무 협의는 양측이 2002년 체결한 남중국해 '행동선언'(the Declaration on the Conduct of Parties) 이행 문제를 다룰 계획이라고 공동성명은 설명했다.

공동성명은 협의에선 모든 당사국이 참석해 행동선언의 전면적이고 실제적인 이행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누고 해상협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공동성명은 고위급 관리와 실무그룹이 행동선언 틀 안에서 행동강령을 공식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아세안의 행동강령 공식협의 개최를 둘러싼 예비접촉은 지난해 중국이 "여건이 성숙해야만 아세안과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물러서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아세안 측이 10개 회원국의 중국에 대한 협상에서 지침으로 삼을 '핵심 요소'를 확인하자 중국은 '현인회의' 설치를 제안했으나 필리핀을 비롯한 일부 회원국이 거부했다.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남중국해 일부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반다르스리브가완 교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