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점진적이지만 확고한 '출구전략'을 제시했다.

미국의 경기부양을 위해 지속돼왔던 양적완화(QE) 정책에 대한 시간표까지 들고나왔다.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공개된 그의 발언은 결국 '시장 달래기'가 아니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급락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치솟았고, 약보합을 유지했던 뉴욕 증시는 그의 발언 직후 낙폭을 확대했다. 각국의 달러 대비 환율도 요동쳤다.

그의 발언의 요지는 미국 경제가 연준이 예상한대로 회복세를 유지하면 양적 완화 규모를 올 연말께 줄인 뒤 내년 중반에는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버냉키 의장은 "만약 미국 경제가 연준 전망대로 간다면 FOMC는 연말께 자산매입규모를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경제전망이 옳다면 자산 매입은 내년 중반쯤 중단될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양적 완화 규모를 축소한다고 해서 경제 회복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강조했다.

`연말' 그리고 '내년 중반께'라는 시기와 함께 '자산매입 속도 완화'나 '중단'이라는 설명이 함께 따라오면서 시장의 균형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미국이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을 추구할 것임을 말해주는 분명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그가 "자산매입이 끝나는 시점까지도 실업률은 7% 근처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중시했다.

출구 전략과 관련해 연준이 생각하는 기준이 '실업률 7%'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재정정책의 악재에도 미국 경제는 성장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발표와 버냉키 의장의 발언 등을 종합할 때 연말부터, 늦어도 내년부터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등의 조치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이 드디어 꺼낸 '비장의 카드'가 세계 경제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