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IT(정보기술) 기업이 국가안보국(NSA)의 민간인 정보 수집 활동에 협조했는지를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IT기업들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이 이번 사태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를 인용해 페이스북과구글이 정부에 안전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포털'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고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미국 당국의 정보 수집에 협조했다는 지목을 받은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애플, 팔톡, AOL, 스카이프, 유튜브 등의 IT기업 가운데 페이스북과 구글만이 정보 공유 공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은 해외정보감시법에 따라 필요할 경우 정부가 요청하는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만 정부가 직접 정보에 접근할 수는 없다.

이는 자신들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다는 IT기업들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NSA의 중앙서버 접속을 허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NSA의 정보수집 프로그램인) 프리즘을 들어본 적 없다"며 "페이스북 사용자의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어 "정부가 페이스북에 자료를 요구하면, 우리는 정부의 요청이 정당한 절차를 따르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본 뒤 법에 어긋나지 않을 때에만 정보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구글 CEO인 래리 페이지 역시 프리즘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미국 정부에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어떠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IT전문지 씨넷은 전·현직 정부 관리 등의 발언을 인용해 NSA가 주요 IT기업의 시스템에 직접 접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해외정보감시법에 따라 민간인의 정보를 요청하려면 대상자가 국제 테러활동 등의 범죄 활동에 관련돼 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해외정보감시법은 개인이 부당하게 피해를 보지 않고, 제삼자가 개인 정보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몇 겹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NSA와 연방수사국(FBI) 등이 대규모 개인 정보 네트워크를 보유한 주요 IT기업들의 중앙서버에 직접 접속해 오디오, 동영상, 사진, 이메일 등을 통해 일반인들의 웹 접속 정보를 추적해왔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NSA가 비밀리에 주요 통신회사인 버라이존의 고객 수백만명의 통화기록을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