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추석 연휴 때 보이스피싱 건수는 줄었으나 피해액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신자가 불확실한 전화 등은 받지 않은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된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경기 평택시병)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추석 연휴 때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1만7493건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은 1739억 원이었다. 2020년 2453건이었던 피해 건수는 2021년 4677건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에는 2022년 4084건, 2023년 3147건, 2024년 3132건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피해액은 2020년 237억 원에서 2021년 228억 원, 2022년 223억 원 등으로 감소하다가 2023년에는 348억 원, 2024년에는 703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5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1건당 평균 피해액도 2021년 약 487만 원 수준에서 2024년에는 약 2244만 원으로 4.6배 이상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딥보이스 기술과 불법 데이터 거래가 결합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갈수록 고도화, 지능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김 의원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급속하게 진화함에 따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피해 예방을 위한 개인의 주의 환기도 중요하지만 금융기관이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하는 방안을 법제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을 세워 ‘전화 한 통으로 삶이 무너지는 사회적 재난’을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