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국립외교원의 채용절차법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등 노동당국은 심 전 총장의 딸인 A 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국립외교원과 외교부의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립외교원이 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2025년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각 기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노동당국은 A 씨가 ‘석사학위 예정자’일 때 석사학위 자격이 필요한 국립외교원 채용에 지원해 합격한 것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채용절차는 원서접수, 서류전형, 면접, 최종합격자 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전 단계 합격자는 다음 절차를 치르는데 최종합격자 발표 후 ‘채용일’을 기준으로 ‘석사학위 소지’ 등 자격요건을 적용하는 것은 채용공고 내용이 변경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채용공고 내용의 변경은 구직자의 채용 절차에 대한 신뢰성 및 예측 가능성 등에 반하는 자의적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변경된 채용공고로 자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A 씨가 합격해 자격 요건을 충족한 구직자 입장에서는 변경으로 불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다만 ‘석사학위 소지자’가 다수 지원했음에도 A 씨와 같은 ‘석사학위 예정자’까지 포함해야 할 만큼의 불가피한 변경 사유가 있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채용 관련해서는 A 씨가 합격한 2차 채용공고가 A 씨 맞춤형으로 변경됐다는 의혹, A 씨를 채용하기 위해 1차 최종면접자를 탈락시켰다는 의혹 등은 모두 그렇게 판단할만한 이유가 없어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노동당국은 7월 국립외교원의 채용절차법 위반에 대해 법무부에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과태료 부과가 가능한지’를 질의해 회신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심 전 총장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박철희 전 국립외교원장의 뇌물 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와 관련해 수사 협조 요청을 받아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