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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사칭 피싱, 중소여행사 노렸다

“취약계층 여행지원 사업 추진” 지역 여행사에 구매대행 사기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5-09-04 19:18:06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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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위 확인전화 구청마다 빗발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가 관내 여행사에 보낸 주의 메시지. 독자 제공

최근 공무원을 사칭하며 부산 중소 여행사를 상대로 보이스피싱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려운 경기 속에 한 건이라도 계약을 더 따내려는 여행사의 심리를 노린 수법으로, 여행사의 주의가 필요하다.

부산 동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대표 A 씨는 최근 동구청 관광과 직원 B 씨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받았다. B 씨는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취약계층을 선별해 여행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함께 진행해 보자”고 말했다. 계약을 위해 미팅 날짜를 잡았지만, 미팅 전 B 씨는 다시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급히 비품을 구매해야 한다며 구매 대행 납품을 요구했다. 난데없는 요구를 수상하게 여긴 A 씨는 동구청에 B 씨의 신원을 확인했고 ‘없는 사람’이라는 답을 받았다.

해운대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C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3일 자신을 해운대구청 복지과 주무관이라고 소개한 D 씨가 “신혼여행을 못 간 취약계층을 인도네시아 발리로 여행을 보내주려 한다”며 미팅을 요구했다. D 씨는 4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하고, 커플당 예산 500만 원씩, 총 2000만 원짜리 사업이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최근 여행사 모임에서 유사한 사례를 접했던 C 씨는 전화를 끊은 후 해운대구청에 D 씨에 대해 문의했는데 D 씨는 공무원이 아니었다.

이와 같은 중소 여행사 대상 보이스피싱은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공무원을 사칭해 안심시킨 뒤 계약 전 기념품 등 물품의 구매를 대행시키거나, 선금·뒷돈 등을 요구해 가로채는 수법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이런 피싱이 늘어나자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는 대리점에 이 같은 사실을 공유해 피해 방지에 나섰다. 대한중소여행사연대 강순영 회장은 “매출이 적은 소규모 여행사 입장에서 관공서의 문의 전화 한 통은 말 그대로 동앗줄과 같다. 관공서면 계약 규모도 크고 돈 떼일 염려도 없으니 절실하게 성사시키고 싶을 것”이라며 “최근 피해 사례가 서울 부산뿐만 아니라 광주 대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부산도 마찬가지다. 해운대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지난 3일 하루 받은 문의 전화만 10통이 넘는다. 사기범이 사칭한 복지과에도 문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안다”며 “사안이 너무 심각하다고 판단돼 관내 여행사를 상대로 주의 문자를 보냈고, 경찰에 사건을 수사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행사뿐만 아니라 최근 관공서나 군부대를 사칭해 안심시킨 후 선결재 등을 요구하는 수법이 확산하고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거래하기 전 반드시 해당 기관의 대표 전화번호로 전화해 진위 확인을 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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