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2000만 원어치 약속도
- 1심, 뇌물 준 교수 2명도 집유

신라대 교수들에게서 보조금 지원 사업 선정 청탁을 받고 그 대가를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시 A 전 부시장이 징역형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주관 부장판사)는 21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A 전 부시장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에게 뇌물을 건넨 신라대 산학협력단 B 교수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전직 교수 C 씨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시 보조금 지급 사업에 선정되려 A 전 부시장에게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B 교수는 부산시 산하 기관장을 지낸 바 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두 교수는 2016년 9월 당시 시 경제부문 고위 관료로 일하던 A 전 부시장의 배우자와 아들의 동유럽 여행 경비 약 690만 원을 대납했다. 이들은 시가 출연하거나 보조하는 사업에 신라대 산학협력단이 선정되거나 사업 진행상 편의를 얻으려 했다. 이들은 A 전 부시장 배우자가 여행사에 돈을 보내도록 한 뒤 그의 자택으로 찾아가 현금으로 돌려주는 식으로 경비를 대줬다. C 씨는 2017년 1월 똑같은 수법으로 김 전 부시장 가족들의 호주 여행 경비 약 690만 원을 대신 내줬다.

A 전 부시장은 C 씨에게서 여행사 주식을 뇌물로 약속받기도 했다. C 씨는 한 여행사 대표에게 함께 정부지원 사업을 해보자며 제안해 지분 일부를 양도받았다. 그 뒤 2017년 2월 시의 한 출연사업에 신라대를 구성기관으로 넣고 사업 센터를 신라대에 유치하도록 힘을 써 달라며 A 전 부시장에게 주식 일부(2000만 원어치)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두 교수는 시 등이 지원하는 사업을 맡곤 매입하지도 않은 재료 등을 사들인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끊어 사업비 지급을 신청해 돈을 타냈다는 혐의도 받았다. 실체 없는 결제를 일으키곤 금액 일부를 자신들이 횡령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 전 부시장에 대해 국책사업에 개입하고 뇌물을 수수하고도 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