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 지원을 나간 이후 우울증을 앓으며 힘들어하던 소방대원이 실종된 지 열흘 만에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0분께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인근 교각 아래에서 소방대원 A(30)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A 씨는 지난 10일 새벽 2시30분께 남인천요금소를 빠져나와 갓길에 차를 세우고 휴대전화를 버린 뒤 사라진 상태였다. 실종 10일 만에 경찰관에 의해 A 씨가 발견된 장소는 그의 마지막 행적지로부터 직선거리로 9㎞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주변에 차량이 자주 지나다니지만, 시신이 둔덕진 곳에 있어 운전자들이 목격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A 씨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살 혐의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A 씨는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지원을 나간 이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실종 직전에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참사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사망하신 분들을 검은색 구역에 놓는데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며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던 것만으로도 힘들어하시는데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경찰은 A 씨가 사망에 이른 전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부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