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국제신문 DB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구급대원이 오히려 구조자에 폭행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낮 12시께 부산 사하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김 모 씨는 한 차량 정비 공장에서 직원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쓰러진 환자를 구급차 안으로 옮기고 혈압을 측정하려던 때에 갑자기 환자가 일어나 주먹과 발로 김 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신분증 확인을 위해 동료 구급대원과 환자의 모친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발생했으며, 결국 환자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최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119구급대원을 현장에서 폭행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이 중 91%는 가해자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벌금형(6건)과 징역형(2건)을 선고받은 가해자도 있으며, 27건은 현재 재판 중이다.

지난해 10월 부산진구에서 만취 남성이 출동한 구급대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당시 구급대원은 ‘남성의 얼굴에서 피가 난다’는 신고받고 출동했지만, 해당 남성은 술을 많이 마셔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구급대원은 피가 나는 남성의 얼굴을 치료한 뒤 보호자에게 인계하려 했으나, 돌연 격분한 남성이 구급대원 2명을 향해 주먹을 가격했다.

구급대원을 폭행·협박할 경우 소방기본법과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소방 당국은 “구급대원 폭행이 단순한 신체적 피해를 넘어 환자 구조와 치료의 ‘골든 타임’마저 놓치게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 폭행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경계해야 할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위협”이라며 “소방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기능을 강화하는 등 폭력 없는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