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정비의 최대 난제인 ‘소유주 있는 빈집’의 철거 유예기간을 단축하자는 의견(국제신문 지난 24일 자 3면 보도)을 계기로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개정안이 최종 통과하면 6개월인 빈집 철거 유예기간을 2개월로 단축, 빈집 정비를 신속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서구 초장동에 위치한 빈집 모습. 담장과 기둥이 무너진 상태다. 정지윤 기자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시행령 조항으로 규정한 빈집 철거 유예기간을 법률로 상향하고, 기존 6개월인 유예기간을 2개월로 단축하는 게 골자다. 개정안에 따르면 빈집정비계획을 고시하거나 건축위원회 심의 결과를 통지한 후 2개월이 경과하면 철거가 가능하다.

개정안은 폭우나 태풍 등 재해 위험이 큰 빈집 사고에 신속히 대응하자는 취지로 발의됐다. 산을 비롯해 전국의 빈집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이에 따라 붕괴 등 사고 민원도 해마다 증가하는 실정이다. 특히 여름철 폭우나 태풍이 오면 붕괴 위험이 잇따른다.

앞서 지난 24일 부산 구청장·군수협의회에서도 법 개정 촉구 의견이 나왔다. 빈집의 기존 철거 유예기간이 너무 긴 나머지,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소유주가 있는 빈집은 정비계획 수립 또는 건축위원회 심의 결과 통지 6개월이 지나야 철거할 수 있다. 이후 60일간의 이행 기간이 추가로 요구돼 실제 철거까지 최소 8개월 이상이 걸린다. 직권철거는 행정대집행과 달리 행정소송에 휘말리는 등 행정력 낭비 소지가 있어 지자체에서도 더 선호되는 방식이다.

곽 의원은 “빈집 문제는 주거 안전은 물론 공공인프라 효율 저하 등 도시를 쇠퇴시키는 국가적 문제”라며 “도시 회복력을 위해서라도 지자체가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