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청사가 있는 우주항공청의 핵심 기능을 분산하는 관련 법안 발의에 대해 사천시의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 사천시의회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복 이원화를 지양하고,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천시의회 제공

사천시의회는 21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의된 우주기본법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출범 1년만에 또 다른 ‘총괄기구’의 등장으로 행정의 혼선을 빚고, 정책 추진의 동력을 잃게 된다면 대한민국 우주항공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의회는 우주항공청의 기능·역할 강화를 통해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지난달 30일 ‘우주 기본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인다.

이 법안은 국가 차원의 우주개발과 우주산업 진흥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면서 우주항공청 산하에 ‘우주개발총괄기구’라는 재단법인을 별도 신설하도록 했다.

하지만 별도 기관을 신설할 구체적 소재지를 명시하지 않아 청사가 있는 사천이 아닌 제3의 지역에 설치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다.

사천시의회는 “이미 우주항공청이 수행하는 역할과 상당 부분이 중복되는 내용으로, 행정역량의 분산과 예산·인력 운용의 비효율을 초래해 정책 추진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가 우주 정책 방향 설정의 근간이 될 기본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지만, 우주항공청과 우주개발총괄기구로 분산되면 정책 시행의 일관성과 신속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미국 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등도 일원화 조직체계 아래에서 전략과 실행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우주정책도 중복·이원화를 지양하고, 우주항공청 중심의 일원적 운영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사회에서는 관련 법안 발의로 우주항공청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반발 여론이 거세다.

사천시는 대한민국이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정주환경·교육·문화·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천시의회 김규헌 의장은 “출범 1년을 맞은 우주항공청은 그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며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