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국가안보 침해 범죄 판단
- 최대 무기징역도 처해질 수 있어

드론 등을 이용해 부산의 군사기지와 미국 항공모함(사진) 등을 촬영한 뒤 SNS 등을 통해 유포한 중국인 유학생이 일반이적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외국인에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해질 수 있는 일반이적 혐의가 적용돼 구속된 첫 사례로, 향후 유사 범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찰청은 드론을 이용해 군사기지 등을 불법 촬영하고 온라인 공간에 게시·전파한 혐의(일반이적 등)로 중국인 유학생 A(40대)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A 씨 등은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인근에서 드론과 휴대전화 등을 이용, 군사기지와 이곳에 입항한 미 항모 등을 불법 촬영한 뒤 중국 SNS 등에 게시·전파해 국가 안보에 위험을 발생케 하는 등 우리나라 군사상 이익을 해한 혐의를 받는다. 해군 기지의 경우 촬영이 제한되는 우리 군사시설이고, 동맹국인 미국의 항모도 형법에 따라 같은 적용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산의 한 대학에서 유학하다 알게 된 사이로, 각자 역할을 분담해 9차례에 걸쳐 총 11.9기가바이트 분량의 사진 172매 동영상 22개를 불법 촬영한 뒤 이 중 일부를 중국 온라인 공간에 무단 배포했다. 이들이 촬영한 군사시설과 미 항모 사진 및 영상은 수백 건인데, 이 가운데 중복된 사진 등은 제외됐다. 이들이 사용한 드론은 연계된 앱에서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하면 중국 현지 서버로 모든 자료가 전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해외로 군사정보가 전송되게 한 행위를 우리나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안보 침해 범죄로 판단하고 검찰 국정원 방첩사령부 등과 함께 1년가량 공조 수사를 진행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6월 25일 부산작전기지 인근 야산에서 드론을 띄워 불법 촬영하다가 순찰 중인 군인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촬영이 단순한 취미생활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등과의 관계나 대가성 여부 등은 밝혀지진 않았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일반이적 혐의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형법에 따르면 일반이적 혐의는 대한민국 군사상 이익을 해한 자 등에게 적용될 수 있는데 징역 3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군사시설 등의 무단 촬영과 온라인 공간 유포 행위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간주해 엄정히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외국인의 국가중요시설 및 군사시설 무단 촬영 행위가 급증함에 따라 국가 안보에 상당한 위험이 초래되는 점을 고려, 엄정하고 단호한 처벌을 통해 유사 범행을 억제하고자 한다”면서 “유사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