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원전 인접 지역에도 원자력발전에 따른 지역자원시설세가 교부되는 가운데, 원전을 낀 4개 광역자치단체가 정부와 국회에 세율 인상을 공동건의했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국제신문DB

‘원전 소재 광역시·도 행정협의회’는 27일 원자력발전분 지역자원시설세 세율 현실화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행정안전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협의회는 부산·울산·경북·전남 등 원전이 있는 광역지자체 4곳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다.

협의회는 공동건의문을 통해 현행 지역자원시설세의 세율을 2배로 인상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1kWh당 1원인 세율을 2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원전 안전관리와 더불어 지역 주민 보호를 위한 재정 확충과 피해 보상 마련 등을 건의했다.

앞서 지역자원시설세는 2006년 원전 설치지역 주민의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고, 외부효과에 의한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4개 시·도가 뜻을 모은 건 지난해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지역자원시설세의 배분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애초 원전 소재 기초지자체가 65%를, 광역지자체가 35%를 교부받았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원전 반경 30㎞ 내 인접 기초지자체에도 지역자원시설세의 20%를 배분하기 시작했다. 부산은 ▷기장군 65% ▷방사선비상계획구역 9개 구·군 20% ▷시 15%로 배분이 조정됐다. 이에 따라 광역지자체의 세수가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다 2015년 이후 10년간 단 한 차례의 조정도 없이 현행 세율이 유지돼 그간 물가 상승과 소득 증가에 따른 변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협의회 측 주장이다.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지방소멸 위기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원전 소재지의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이 필수”라며 “세율 현실화로 안전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