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가 20일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시작했다.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 폭이 그 어느 해 커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한다.

20일 열린 HD현대중공업 노사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 한 장면. 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HD현대중 노사는 이날 울산 본사에서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었다. 노사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인 만큼 구제적인 교섭이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임금 인상 불가피성에는 양측 모두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노조는 앞서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올해 교섭 요구안으로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근속 수당 인상, 휴양시설 확대를 위한 특별 예산 출연,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확정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하듯 상견례에서 이상균 사장은 “올해는 실적 개선에 대한 보상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투자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노사가 지혜를 모아 교섭을 빠르게 마무리 짓고 경영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호선 노조지부장은 “노조와 회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마음을 열고 교섭에 임해 조속히 마무리하자”고 화답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면서 이미 160여 척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매년 인도 물량이 50척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3년 치 물량이 쌓여 있는 셈이다.

이에 노조는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을 중심으로 인상하려는 반면, 회사는 수주 상황과 글로벌 경제 요인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격려금(일시금) 지급을 중심으로 협상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인상 외에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5세), 생산직 신규사원 채용 등을 놓고도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예상된다.

따라서 노사가 여름휴가 전인 7월 말까지 올해 교섭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순탄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HD현대중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선 기본급을 13만 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했다. 교섭 과정에서 노사 입장 차이로 노조가 24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고, 현장에선 노사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