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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가개통 사기로 16억 받아챙긴 일당 무더기 검거

2020년 7월~2023년 5월 319명 명의로 896대 개통

급전 필요한 이들에게 ‘대출 가능’ 빌미로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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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휴대전화 가개통을 하면 전세대출을 받아줄 수 있다고 접근해 십 수억 원을 받아챙긴 일당이 검거됐다. 피해자 중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이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혐의 등으로 ‘가개통폰 사기 조직’ 총책 A(47) 씨 등 87명을 검거해 이중 2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영세 상인 등 총 319명의 명의로 896대의 가개통폰을 개설해 중고 휴대전화 업자에게 팔아넘기고, 통신사로부터 개통 수당 등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받아 챙긴 금액은 15억8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등은 특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매매가 힘든 건물을 임대해 전세 대출을 받아줄 수 있다. 대출을 위한 본인 인증을 위해 휴대전화를 개통해야 한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전세 대출을 받아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A 씨 등이 피해자에게 대출을 해준 경우는 없는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대출은 커녕, A 씨 등은 피해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의 유심칩을 분리한 뒤 단말기를 중고업자에게 넘겼다. 중고업자는 이를 정상가격보다 30% 저렴한 가격으로 처분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이 가입한 유심칩도 판매됐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자신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 할부금과 자신의 유심칩이 꽂힌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통화 요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실제 피해자 중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었다. 이 피해자의 가족은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했는데, (A 씨 등이) 약속했던 대출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거된 87명 중에서 실제 범행에 참여한 1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75명은 피해자들이다. 이들은 실제로는 A 씨 등에게 사기피해를 입었지만, 정상적인 휴대전화 개통을 가장했기 때문에 통신사 기망에 도움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1회 단순 가담 등의 경우에는 입건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명의를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 타인에게 제공하는 경우에는 이처럼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 씨 등이 범행에 사용한 서류. 부산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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