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 생계비 지원받았던 어르신
- 동구에 1년 모은 기부금 전달

“제가 사는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그곳에 좀 써주세요.”

지난해 12월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거주하는 60대 후반의 한 어르신이 2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화제다.

특히 이 어르신은 어디에 쓰면 좋겠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하진 않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구에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구는 이 후원금을 투입해 ‘하이파이브’ 사업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후원금의 용처를 두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다. 그 결과 주거 등 경제적 부담으로 위기 상황에 놓인 아동 장애인 홀몸 어르신 등을 적극 발굴해 지원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초중고교생 신학기 교육비 지원 ▷시설 퇴소 아동 자립준비금 지원 ▷관내 사회복지시설(노인 장애인 노숙인) 수급자 지원 ▷홀로 어르신 생계 지원 ▷구와 동 단위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사업비 등에 쓰기로 했다. 기부금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구로 전달되고, 구는 이달부터 사업에 돌입한다.

동구에서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긴급생계비 지원을 받았던 70대 어르신이 외려 기부에 나선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동구청으로 70대 남성이 찾아와 현금 70만 원을 기부했다. 이 어르신은 “과거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급히 돈이 필요했는데, 비용 마련이 마땅치 않아 구청을 찾아왔다 도움을 받았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2년 5월 어르신은 질병으로 수술이 필요했지만 비용 마련이 어려워 구청을 찾았다. 당시 어르신은 70만 원가량의 긴급생계비 지원을 받아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초량동에서 홀로 거주 중인 어르신은 형편이 넉넉지 않아 1년간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지원을 받았던 분이 기부하러 온 경우는 좀처럼 없는 일이다”며 “기부를 거절했지만 한사코 봉투를 손에 쥐어주시고는 ‘고맙다’며 울먹이면서 돌아가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