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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들락날락 사고위험 노출…사유지 보호장치 강제 못해

위태로운 통학로 안전해질 때까지 <5> 불안한 등하굣길 옆 주차장

  • 박주현 기자 qkrwngus30@kookje.co.kr
  •  |   입력 : 2023-10-03 18:58:23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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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례초 정문서 70m

- 수양시장 철거 후 주차장화
- 고깔·쇠사슬로만 경계 구분
- 임시 보행로 설치 요구 난색
- 차량 진출입때 경보 등 절실

# 한바다중 후문서 43m

- 좁은 도로에 빌라 주차장 3곳
- 운전자 시야 확보 어려운 상태
- 법상 학교 출입구 20m만 규제
- 市 조례도 보행 안전 관련 전무

안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통학로 옆 주차장이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주례초등학교 정문으로부터 약 70m 떨어진 1770㎡(약 535평)부지 일부에 주차장이 운영되고 있다. 주례초 학부모 방모(36) 씨는 “차들이 왔다 갔다 하니까. 애들이 생각 없이 뛰기도 하잖아요. 저희 아이도 갑자기 뛰어가길래 멈추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부산 부산진구 주례초등학교 학생들이 정문으로부터 약 70m 떨어진 수양시장 대지에 조성된 주차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박주현 기자
이 대지는 원래 상가형 시장인 수양시장이 들어섰던 곳이다. 시장이 노후화하고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방치돼 제 기능을 잃었다. 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축할 수 있도록 지난해 이 용지를 시장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시장 건물 철거 후 사업 시행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시행사는 현재 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례초 앞 도로는 보행로와 차도가 구분돼 있지 않을뿐더러 주차장에는 학생을 비롯해 보행자를 보호하는 시설물이 미비됐다. 주차장 경계에는 안전 고깔과 오뚝이 표지판 사이에 쇠사슬을 이어 놓은 상태다. 황규필 주례초 운영위원장은 “주차장에 항상 차가 다니기 때문에 줄로 (경계를) 표시하는 것만으로는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며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미경 주례초 교장은 “주차장 옆으로 통학하는 아이들이 있다. 일부 학부모는 차량을 이용해 아이를 데려다줄 때 주차장 쪽에 내려준다”면서 “도로와 주차장 경계가 뚜렷하게 없어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학교 측은 올해 구와 경찰에 민원을 두 차례 넣었다. 그는 “구는 도로 폭이 좁아서 보행로를 설치했을 때 일방 통행으로 지정해야 한다면서 일방통행은 주민 동의를 얻지 않고서는 할 수 없다고만 하니까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배영숙 시의원은 “주차장으로 쓰든 건축물을 짓든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된 것”이라면서 “갈등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주민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거친 후 보도를 설치해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차장과 통학로 분리돼야

취재진과 현장을 방문한 서윤정 도로교통공단 과장은 “주차장에서 차량이 빨리 달리지는 않지만 전·후진을 반복해야 해 운전자가 조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인근을 통과하는 보행자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는 몸집이 작아 운전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 호기심이 강한 성향 때문에 주차장을 침범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차장과 보행로를 분리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행자들도 주차장을 침범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보행자 방호 울타리라든지 U형 볼라드와 같은 안전 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진구는 지난 5월 소유주에게 구역 내 주차장에 안전시설 설치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학교 측은 눈에 띄는 개선이 없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공문을 보내는 것 말고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차장 입구에 구가 요청한 경보장치는 설치했지만 차량이 진출입할 때 깜빡이기만 할 뿐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시행사 관계자는 “주차장을 계속 운영할 건 아니다. 방호 울타리는 주차장이 보도와 단차가 있는 게 아니라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수양시장 시장정비사업 추진계획 승인 당시 시는 향후 사업 시행 인가 때는 보행자 환경 개선을 위해 1층에 건축선(건물)을 후퇴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를 반영해야 하는 만큼 인가 전에 부지 일부분만이라도 임시보행로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지난달 배 시의원과 구 관계자 등이 한 현장점검 때 거론됐다. 시행사는 이 대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 시행사 관계자는 “부지를 내달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사유지에서 아이들이 다친다면 소유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소유주 협조가 없으면 아이들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적다”면서 “구가 용지를 제공하라고 강제할 수 없는 사유지여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또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사업을 잠시 중단한 상태”라며 “주차장 운영 수익으로 대출 이자라도 일부 부담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법에 따라 시장정비사업 추진 계획 승인이 고시된 날로부터 3년 안에 사업 시행 인가를 받지 않으면 구역이 해제된다. 다만 계획 변경 등의 사유로 2년 더 유예할 수 있다. 계속 사업 시행이 늦어진다면 구역이 해제되는 2027년 5월까지 현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부산 수영구 광안초등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한바다중학교 후문 앞 골목에 건물 부설주차장과 빌라 주차장 3곳이 있다. 박주현 기자
■규제 사각지대 스쿨존 내 주차장

수영구 한바다중학교 역시 후문으로부터 43m 떨어진 곳에 건물 부설주차장이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바다중 옆에 광안초등학교가 붙어 있어 이 길로도 광안초 학생들이 등하교한다. 주차장 노면이 통학로와 접해 있다. 도로폭이 5m 남짓인 이면도로에 빌라 3개가 모여 있는 만큼 차량과 보행자가 섞여 혼잡하다. 제보자에 따르면 수영구는 이 대지는 사유지로 부설 주차장 설치 허가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어린이보호구역이므로 도로 폭을 확대할 때 보행로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을 보면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출입구로부터 20m 이내에 있는 도로에 노외주차장(노면 외에 설치된 주차장) 출입구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 이 도로는 20m 밖이라 규제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미 주차장이 있고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만큼 반사경이나 경보장치 설치가 필요해 보였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도로 노면 일부분에 설치된 주차장)은 법 개정으로 2021년 폐지됐다. 노상주차장과 달리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있는 노외주차장과 부설주차장을 법으로 폐지하는 것은 사유재산 침해 등의 사유로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린이 안전을 위한 규제라도 이뤄져야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주차장법상 안전 관련 규제는 ▷노외주차장 도로교통 안전 확보를 위한 경보장치 설치 ▷주차대수 400대를 초과하는 노외주차장 내 안전 보행을 위한 과속방지턱·차량 일시 정지선 등이었다. 방호 울타리 설치는 2층 이상의 건축물식 주차장만 추락방지를 위해 규정해 놓았다. 다만 지역의 주차장 실태 등을 고려해 안전기준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지자체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시 조례 역시 안전 규제가 전무했다. 서지연 시의원은 “부산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상 보행 안전에 관한 부분이 없어 입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상=김채호 PD

※제작지원 : BNK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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