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정구에서 공무원 위협(지난 22일 국제신문 온라인 보도) 사건이 일어난 데 이어, 이번에는 서구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구공무원노조는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민원업무담당공무원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한 상황에서 구가 적절한 후속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폭행관련이미지. 국제신문 DB

　부산 서부경찰서는 상해·공무집행방해 혐의로 60대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서구 남부민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민원 공무원 B 씨를 향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던진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행정센터를 방문했다. 이에 B 씨를 포함한 직원들은 전기요금은 한국전력공사에 가서 상담을 받을 것을 안내했다. 그러자 B 씨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옥신각신 하던 중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를 던져 B 씨의 머리에 맞혔다. B 씨는 큰 부상을 입진 않았지만 충격을 받고 병가를 신청했다.

　B 씨와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에 따르면 A 씨는 평소에도 행정센터를 찾아와 직원들과 마찰을 일으켰다. A 씨는 술에 취해 민원을 제기하러 왔는데 주로 동 문제와 상관없는 일을 상담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많아 행정센터 내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노조는 서구의 적절한 대응 조처가 없었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조례에 따르면 소속 공무원이 민원인으로부터 폭언·폭행을 받으면 구청장은 피해 직원을 대상으로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 조례를 살펴보면 피해 공무원은 ▷심리 상담 ▷법률지원 ▷휴식시간 제공 ▷의료비 지원 ▷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B 씨는 휴식시간 제공 항목에 해당하는 병가외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

　또 지원 자체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의료비 지원 항목이 있지만 1회 지원에 한해 최대 30만 원 지원에 그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B 씨 역시 의료비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다.

　서구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는 마련돼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 적절한 보완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말 뿐인 조례에 불과할 것”이라며 “구에선 조례 개정 등을 강구해 피해직원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