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낙동강과 북항을 연결하는 ‘녹지회랑’을 조성한다. 또 도심 내 자연공원 확보를 위해 승학산과 윤산오륜대를 시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5일 시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2040 부산공원녹지 기본계획안’ 수립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2040 부산공원녹지 기본계획은 10년마다 수립하는 공원녹지에 관한 정책 계획으로, 5년 단위로 재정비하는 법정 계획이다. 계획 범위는 993㎢가량이다.

시는 공청회에서 2040년까지 1인당 공원 면적을 지난해(12.6㎡)보다 9.2㎡ 늘어난 21.8㎡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도심 내 녹지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규모 녹지회랑을 만드는 것이다. 시는 동서고가로와 55보급창, 경의선숲길 등을 활용해 낙동강에서 북항을 연결하는 대규모 녹지회랑(Green Corridor)을 조성하기로 했다. 회랑이란 사원이나 궁전건축에서 주요 부분을 둘러싼 지붕이 있는 긴 복도로, 도심 내 노후 도로를 공원처럼 꾸며 녹지회랑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화한 ‘서울로 7017’이 모델로, 철거가 예정된 동서고가로 중 살릴 수 있는 구간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녹지공간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또 사하구 승학산과 금정구 윤산오륜대 일원을 광역시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두 곳 모두 도심과 인접한 자연자원으로,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시립공원으로 지정해 자연경관을 보호하면서 체계적인 관리를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해운대 장산이 구립공원으로 지정돼 관할 지자체의 관리를 받고 있으며, 금정산은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2040 부산공원녹지 기본계획안’ 수립을 위한 시민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의 계획안에 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부산시 제공

이 외에도 도심 공간을 활용해 공원 면적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기장 시랑대 등 하천 산림 해안자원 등을 도시공원(36개소)으로 지정하고, 기존 문화재와 준보호수 등 관리가 필요한 지역 자원을 갖춘 곳을 공원(배산고분군 등 93개소)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전이 예정된 55보급창 부지 등 대형 유휴지와 빈집을 활용하는 방안(203곳)과 재개발·재건축 등 주거환경 정비사업과 새로 조성하는 산업단지에 공원을 조성하는 안(57곳)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사유지에 있는 공원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시가 이용료를 내고 관리하는 준공원제 개념 도입(국제신문 지난달 23일 자 3면 보도)과 다양한 테마공원 조성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시민 의견을 받은 뒤 부산시의회 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2040 부산공원녹지 기본계획을 확정해 공고한다. 시 이동흡 파크시티추진단장은 “이번에 구상한 내용을 바탕으로 누구나 살고 싶은 풍요로운 공원 도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