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30년 가까이 미개발된 인제대 백병원 부지를 민간업체 아파트 용지로 변경하는 문제와 관련,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해시는 24일 김해체육관에서 이 문제와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해 주민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민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는 김해시 최대 현안을 다루는 만큼이나 뜨거운 공방전 양상을 빚었다. 이해관계가 있는 시민들은 사실상 ‘용도변경은 있을 수 없다.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그외는 ‘더 이상 흉물인 빈터를 방치할 수 없다. 민간업자가 내기로 한 공공기여금을 받아 지역발전에 써야한다’고 주장해 양측 입장이 팽팽했다.

24일 오후 김해시 주최로 인제대 백병원부지 용도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북부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박동필 기자

시민 A씨는 “백병원이 온다고 기대해 부지 후문자리 땅을 시로부터 비싸게 주고 샀는데 이제와서 아파트를 허가 하려한다”며 “피해를 입은 주민 보상부터 먼저 하는 게 순리”라며 반대입장을 전했다.

B씨도 “당시 주변 대지를 평당 주변 145만 원보다 비싼 198만 원을 주고 분양을 받았다. 앞서 시장, 도의원 등이 절대 용도변경이 없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바꾼 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C씨는 “실제 아파트 건립에 따른 수익은 상상을 초월할 수준이다. 최소 650억 원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북부동주민자치위원회의 한 간부인 D씨는 “총회를 통해 민간개발업자 말대로 용도변경 차익 100%를 북부동을 위해 사용해야 하고 이를 김해시에도 전했다”며 “27년간 방치돼온 병원부지를 이제 북부동 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D씨는 “병원부지 주변은 이미 우범지대로 변한지 오래다. 지금부터 균형발전 차원에서 개발에 따른 공공기금을 우리지역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불편한 주차장, 학생과 시민을 위해 시내버스 교통편 개선 등 복지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F씨도 “병원부지 주변은 악취가 풍긴다. 더 이상 오지도 않을 병원을 기다리지 말고 현명하게 공공기금을 북부동 주민들 위해 사용하는 방안이 빨리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패널로 나선 부산대 장성호 교수는 “개발에 따른 차익이 100%로 환원되는 것으로 안다. 이 자금을 공공어린이집 등 북부동이나 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창원대 어석홍 교수는 “아파트가 들어서면 부지는 비가올 때 유출수가 범람할 수 있어 저류시설이 필요하다. 도시가 커짐에 따라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 수요도 늘어나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해시 북부동 인제대 백병원 부지 전경. 현재는 민간업체에 매각된 상태다. 박동필 기자

이 사업은 시가 1996년 삼계동 북부택지개발사업지구내 3만4139㎡를 141억 원에 인제학원에 병원건립을 위해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인제학원은 2021년 12월 이 부지를 385억 원에 서울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에 넘겼으며 이 업체가 지난해 6월 아파트건립이 가능한 공동주택용지로 변경해달라는 제안서를 김해시에 냈다.

이 업체는 부지 용도변경에 따른 시세 차익 100%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가 탁상감정한 결과 200~300억 원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지에는 아파트 650여 세대가 건립될 예정인데 이에 따른 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시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여는 등 절차를 밟아 용도변경 승인을 할 수 있지만 자칫 손해를 입었다며 시민 일부가 당시 도시계획을 수립했던 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있다.자칫 시의 공신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역시 빈땅으로 남아있는 장유1동 동아대 병원부지 터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수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곳도 터만 있을 뿐 동아대 측이 차일피일 미뤄 건립이 하세월이다.

이와 관련, 김해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뭐라 정한 것은 없고 시민공청회 결과와 다양한 문제 발생 등을 검토해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