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00명 이하인 부산지역 초등학교 수가 2013년 20개교에서 지난해 32개교로 10년 새 무려 60%나 증가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해마다 ‘도심 속 미니 학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재개발로 인해 학생들이 빠져나가면서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이 ‘0’명인 남구 신연초등학교 전경. 이원준 기자

15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학생 수 10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32개교로 2013년(20개교)에 비해 60% 늘었다. 이 가운데 학생 수 5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8개교로 나타났다.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강서구와 기장군이 각각 6곳으로 가장 많았다. 두 지역은 부산지역 내 인구 유입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지만 신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인구 유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영도구와 금정구 각각 4곳, 부산진구와 사상구 각각 3곳, 서구와 남구 각각 2곳, 해운대구 1곳, 사하구 1곳이다.

2013년과 비교했을 때 100명 이하인 초등학교가 있는 지자체는 6곳에서 12곳으로 늘어 부산 전역으로 미니 학교가 퍼져가는 모양새다. 지자체별 현황을 보면 강서구 10곳, 기장군 6곳, 영도구 1곳, 부산진구 1곳, 동래구 1곳, 금정구 1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강서구에 있는 학교 5곳(삼광초 덕도초 송정초 대저중앙초 세산초)은 학생 수가 줄어 폐교하거나 인근 학교와 통합됐다. 다만, 전체 학교 수는 2013년 302곳에서 지난해 304곳으로 늘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학교가 생겨 전체 수는 큰 변동이 없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도 감소세다. 특히 1학년 입학생 수가 20명 이하인 학교는 2021년 40곳, 2022년 42곳, 올해(취학 대상 아동 수 포함) 47곳으로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 ‘0’명인 초등학교도 발생했다. 남구 우암동에 있는 신연초로, 현재 학생수는 36명이다. 이날 취재진이 학교에 가보니 텅 빈 운동장에선 적막감만 돌았다. 10년째 정문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60대 A 씨는 “10년 전만 해도 운동장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했는데 지금은 조용하다”며 “올해는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도 안 한다니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15일 남구 신연초등학교가 학생 수가 적은 3, 4학년을 통합해 운영하기 위해 팻말을 내걸어 놓은 교실 모습. 이원준 기자

올해 신연초는 3학년과 4학년을 통합 학급으로 운영하고 2·5·6학년을 각 1학급씩 운영한다. 시교육청은 “3000세대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인근 재개발로 주민이 떠나면서 일시적으로 학령인구가 없는 상태”라면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이후 향후 과밀학급이 될 수도 있는 특수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부산진구 개금동에 있는 주원초도 이달 초 통폐합 관련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68.7%의 찬성표를 얻어 오는 2025년까지 통폐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135명 규모다. 시교육청은 주원초를 폐교한 뒤 인근 가평초와 주례초로 분산 배치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 학교 수가 늘어 앞으로 통폐합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전망하는 부산지역 초등학생 수는 올해 15만 3489명, 2024년 14만8706명, 2025년 14만842명, 2026년 13만3496명, 2027년 12만3796명 등 감소세가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