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보를 개설하고 수질이 좋아졌다는 부산시의 조사 결과를 놓고 환경단체가 ‘엉터리 조사’라고 전면 반박했다.

지난해 8월 낙동강 녹조가 창궐하며 짙은 녹색으로 변해버린 농업용수가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논밭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제신문DB

부산환경회의 등은 10일 성명서를 내고 낙동강 8개 보 건설로 부산시 취수원의 전반적인 수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전날 시가 발표한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환경단체는 “부산 시민의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향한 염원을 4대강을 옹호하기 위한 정치적 논리로 왜곡했다. 시가 낙동강 수질 개선을 포기한 셈이다”고 비판했다.

앞서 시는 2001년부터 2021년까지 낙동강 보 건설 전·후 9년을 묶어 비교하니, 보 건설이 취수원 수질개선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구체적으로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와 부유 물질, 녹조 발생 관련 지표인 클로로필a(조류농도) 등 9개 항목이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환경단체는 이 결과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물금·매리 지역 BOD는 보 설치로 유속이 1/10 이하로 느려지면서 낙동강 중상류에 오염원이 가라앉아 수치가 일부 개선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질 평가의 핵심 지표이자 가장 악화한 지표인 COD(화학적산소요구량)를 제외해 유리한 지표만을 내세운 짜맞추기식 발표라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는 “COD·TOC·총대장균·용존산소량 등이 보 건설 전보다 후퇴했다는 건 낙동강 수질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명백한 증거다”며 “낙동강 녹조 독성이 부산 시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사하고 보 개방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때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시의 뜬금 없는 이번 발표는 윤석열 정부가 4대강 보 철거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정부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여론 호도용”이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