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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질환자 더 맞으라더니…그 이유로 사망자 보상 거부”

코로나 백신 피해 리포트 <2> 기준 없는 인과성 판단

천식 앓던 어머니 AZ 백신 접종, 1주 뒤 심정지 오고 뇌사 판정

빚까지 내 치료비 쏟아부었지만 장기기증 세 생명 살리고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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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속은 어머니가 국민 세 사람을 살리고 떠나셨습니다.”

지난 13일 밤 부산 동래구의 한 장례식장. 고 진숙련(여·57) 씨의 빈소를 지키던 아들 권태훈(30대) 씨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그는 어머니의 소식을 전하며 울분을 터트렸다. 권 씨는 “어머니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생전에 뜻대로 생명나눔을 실천하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간과 신장 등을 기증해 세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1년4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고 씨는 지난해 5월 아스트라제네카(AZ)를 접종한 지 약 1주 뒤 여러 차례 심정지가 발생했고, 결국 의료진에게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지난13일 밤 동래봉생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진숙련 씨 빈소에서 유족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민훈 기자
고인은 지난해 5월 갈비뼈 골절로 부산 A 병원에 입원했다. 11년 동안 천식 질환을 치료 받던 곳이라 의료진과 친분이 두터웠다. 며칠 뒤 병원 직원으로부터 노쇼 물량으로 나온 AZ 접종을 권유받았고, 천식을 앓고 있었음에도 정부가 부작용을 책임진다는 약속을 믿고 백신을 맞았다. 가족은 A 병원이 예진표로 진 씨의 몸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항의했으나, 병원 측은 “정부 정책을 따랐을 뿐 법적, 도의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정부도 가족을 외면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고인을 4-2(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큰 사례)로 판정했다. 기저질환이 있으면 더 맞아야 한다고 해놓고, 막상 기저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부로부터 1원도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가족은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권 씨는 10년 동안 직장에서 모은 돈과 퇴직금, 대출까지 받아 치료비에 쏟아 부었다. 가족은 1년4개월 동안 수억 원을 투입했다. 뇌사 원인이 질환이 아닌 저산소성이라 보험도 적용되지 않았다. 합병증으로 나타난 패혈증 등 치료에만 보험비 일부가 지원됐을 뿐이다.

하지만 진 씨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더 악화했다는 의료진의 말에 “고통받고 있을 어머니를 이제는 보내 드려야겠다”는 생각과 “빚을 내서 더 치료하면 깨어나지 않을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상충했다.

가족은 이미 어머니와의 이별을 택했지만, 지금이라도 제도 개선이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 씨는 “우리처럼 피해자 가족이 감당하기 힘든 병원비를 내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 간병 때문에 직장을 그만 두고 대출받아 병원비를 충당한다. 국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접종을 강요했으면 인과성 유무를 따지기 전에 선 지원 후 정산으로 사람을 먼저 살려야 한다. 또 지자체별로 전담병원을 지정해 이상반응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그는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 한다. 그동안 고인의 치료를 전담했던 해운대 B 병원 의료진은 사망 진단서에 사망 원인을 “COVID19 백신 접종 후 발생 추정”이라고 기록했다. 권 씨는 “질병관리청과 달리 담당 의사는 인과성을 인정했다. 행정소송으로 황망하게 목숨을 잃은 어머니의 사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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