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소막마을 주민의 민원사업인 남녀샤워장 분리 사업이 예정보다 미뤄지고 있다. 주민은 사업의 조속한 마무리를 요구했다. 남구는 조속히 공사를 마무리해 주민 불편을 덜 것이라 해명했다.

부산 남구 우암동 소막마을 주민공동체센터 내에 샤워장이 설치돼 있다. 최혁규 기자

부산 남구는 우암동 소막마을 주민공동체센터 내 샤워장 확장 예산(1억2400만 원)을 2차 추경안에 반영해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공사를 끝내겠다고 20일 밝혔다. 애초 구는 지난 4월 샤워장 확장 사업을 추경안 예산에 반영해 이달 내 샤워시설을 확충한 후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설계 단계 중 ‘협의 부서’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 지체돼 사업 진행은 지지부진해왔다.

피란민촌인 소막마을은 마을 내 주택의 20% 정도가 건물 내 화장실이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샤워시설이 없는 주택도 많고 마을 인근에 운영 중인 목욕탕도 2곳에 불과하다. 이에 구는 2020년 주민공동체센터 내 샤워장 건축을 추진했다.

기존 샤워장이 남녀공용시설이라 매일 씻지 못해 불편함은 더 컸다. 현재 샤워장은 요일에 따라 이용 성별이 나뉜다. 월·수·금은 여성이, 화·목은 남성이 사용할 수 있다. 또 운영 시간도 주중 오전 10시~오후 4시로 한정돼 이 시간대에 일을 하는 주민이 이용하기가 힘들었다.

이에 구는 지난 4월 샤워장 확충안을 내놨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며 주민 불편도 누적되고 있다. 40년 넘게 소막마을에서 거주 중인 A 씨는 “지난 무더위를 견뎌냈는데 또 다가올 추위에 샤워를 참아야 할 판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 중에서 샤워시설이 집에 없어 공공화장실에서 머리를 감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처음 공사기간을 정해두지만 현장상황에 따라 기간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애초 계획한 착공 시기가 늦어진 만큼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 내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고 말했다.